영화리뷰 : ROMA

 

영화 로마는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자신의 유년 시절을 배경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1970년대 멕시코시티의 중산층 가정에서 일하는 가정부 클레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쿠아론의 개인적인 기억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클레오와 그녀가 섬기는 가족 간의 깊은 유대 관계를 세심하고도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감독은 이를 통해 계층, 정체성, 인간의 회복력을 주제로 삼아, 정치적 격변과 개인적 고난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를 탐구합니다​.

이 작품은 2019년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 최우수 감독상, 최우수 촬영상을 수상했으며, 이에 더해 최우수 영화상을 포함한 여러 부문에 후보로 올랐습니다. 이외에도 로마는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감독상과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여 넷플릭스 영화로는 최초로 이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BAFTA 시상식에서도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과 감독상을 포함한 여러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영화 로마의 감동을 표현하는 추상화]

 

로마는 다양한 상을 통해 현대 영화의 경계를 확장하고, 스트리밍 플랫폼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에서 영화계에 큰 영향을 미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Cuarón 감독은 넷플릭스를 통한 글로벌 배급 덕분에 더 많은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었으며, 영화 배급 방식의 변화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흑백 화면과 긴 촬영 기법을 사용해 관객이 클레오의 일상에 몰입하도록 만든 쿠아론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아 작은 일상도 의미 깊고 강렬하게 표현했습니다. 클레오 역을 맡은 신인 배우 얄리차 아파리시오는 절제된 연기로 캐릭터의 내면을 섬세하게 드러내며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쿠아론은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클레오의 관점에 집중함으로써 가사노동자의 헌신과 희생을 진솔하게 묘사하며, 이를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영화 로마는 기술적 완성도와 감성적 깊이를 겸비한 걸작으로, 인간의 기억과 끈끈한 유대감에 대한 명상적 접근을 보여줍니다.

 

로마에서 재미와 감동을 주는 요소들은 세밀한 연출과 일상의 묘사, 그리고 인물들 간의 섬세한 관계에서 비롯됩니다. 영화는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일상의 소소한 순간들을 아름답게 포착해내며, 이러한 부분에서 관객은 클레오의 내면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클레오가 집안일을 하거나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장면들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녀의 헌신과 사랑을 조용히 드러내며 따뜻한 감동을 줍니다​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데 있어서 로마는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일상 속 소중한 순간들을 재조명합니다. 영화는 고통과 위기를 맞닥뜨리면서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가족을 돌보는 클레오를 통해, 인간의 회복력과 사랑의 힘을 강조합니다. 클레오의 삶은 계층과 사회적 위치에 얽매이지 않는 보편적인 인간애를 상징하며, 영화는 이를 통해 우리가 누군가에게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특히 가족이 그녀에게 단순히 일의 대상이 아닌 진정한 유대감의 대상으로 자리잡은 모습은 우리 삶 속 관계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와 같이 로마는 그저 과거를 회상하는 작품을 넘어,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인간애와 희생, 그리고 그로 인해 얻는 삶의 의미를 성찰하게 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