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단편소설)
깃털(Feathers)[2024.11.1.- ] 가을이다. 단풍이 드는 것 보다 온기를 뺏어가는 공기의 움직임이 피부로 먼저 느껴진다. 빼앗아 간 온기를 어디에 내려놓는 지 알 수 없다. 지구 어딘가 이겠지 아니면 우주 어딘가에, 봄은 온기를 품은 아지랑이를 몰고 와 당신 앞에 내려놓지만 가을은 어디론지 온기를 덜어가고 서늘한 냉기만 남긴다. 그리고 청소하듯이 낙엽 따위를 몰고 가버린다. 가을 찬바람은 이별을 예고하고 가는 아쉬운 실종 같으나 사람들은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울지 않기로 했다. 봄바람은 공간을 온기로 채워 넣으러 오지만 가을 회오리는 기다림을 데려가고 작별을 고하는 공간들의 행위를 누가 책임지고 누가 말릴 수 있으랴. 바람이 낙엽을 몰고서 일..
2024.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