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0. 03:09ㆍ정책
1990년이 되면서 2년 동안 나는 구 단위 공공 도서관에 근무할 기회를 가졌다. 그 기간 동안 시간이 나는대로 나는 미치도록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읽다가 싫증나면 덮어두고 구미가 당기면 읽고 또 읽었다. 거기서 나는 풍부한 상식과 각 분야에 대한 알고 싶은 갈증을 해소할 수가 있었다. 그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단 한권의 책을 꼽으라고 하면 주저 없이 “시온장로 의정서(The Protocols of the Learned Elders of Zion)”라는 얇은 책 이었다.
시온 의정서는 1897년 8월 29일부터 31일에 걸쳐 스위스의 바젤(Basel)에서 열린 제1차 시오니스트 회의에서 발표된 시온 14인의 장로들의 의결문의 형식을 취한 문서다. 제1차 시오니스트 회의는 이스라엘의 건국이 결의된 회의다. 이 문서는 1902년에는 러시아 제국에서 출간되어 알려졌다. 반유대주의를 조장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작된 자료이며 유대인 배후자본설 등의 유대인 관련 음모론에 항상 등장하는 필수적 요소다.
그 내용은 전통사회를 붕괴시키고 언론매체와 금융시장을 장악해 사람들의 의식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개조시켜 노예로 만들고 더 나아가 세계를 지배하는 유대인 왕국을 건설하자는 것이며 24개 행동강령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문서로 인해 유럽과 미국 사회의 반유대주의가 급속도로 악화되었으며 홀로코스트 등 대량학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스티븐 제이콥스(Steven Jacobs)와 마크 바이츠만(Mark Weitzman)의 분석에 따르면 이 문서는 24개의 의정서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들은 24개 의정서에 반복적으로 보이는 몇 가지 주제를 문서화해 놓았다. 충격적인 것은 미국과 영국에서 100여년 시간이 흐른 현재 내용의 상당수가 부분 현실화 되었다는 것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힘은 곧 정의요 진정한 권력이다.
2. 언론을 통해 민중의 사고방식을 지배한다.
3. 우리는 경제력으로 세계를 장악한다.
4. 우리는 혼란을 조장하고, 물질주의로 신앙을 대체시킨다.
5. 흥행사업(연극 영화 음악 등의 대중매체)으로 대중의 의식구조를 지배하고, 취미생활에 몰두시켜라.
6. 우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기존의 권력가들을 멸절시켜야 한다.
7. 군사력을 강화하고, 언론을 조작해 전쟁을 일으켜 이득을 본다.
8. 전문가를 양성해 우리에게 유리한 법 조항을 만든다.
9. 각 국의 국민들을 프리메이슨적 의식구조로 교육시킨다.
10. 약점 있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내세워 꼭두각시처럼 조종한다.
11. 하나님은 우리가 세계를 정복할 수 있도록 세계 각지에 흩어지게 하였다.
12. 언론을 통제해 대중의 심리를 조종한다.
13. 대중을 스포츠, 연예, 오락에 심취하게 해 사고능력을 상실하게 한다.
14. 세계정부에서는 유대교만 허용하고 기독교는 말살하라.
15. 세계정부는 법 적용을 엄격히 하고, 반항자는 가혹히 처벌한다.
16. 역사를 조작하고, 새로운 철학으로 교육한다.
17. 인간을 개조하고 서로 고발하게 해 완벽한 독재 체제를 구축한다.
18. 기존 정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음모를 일삼고, 우리 통치자는 신비로운 존재로 부각시킨다.
19. 국민에게 철권정치의 위엄을 보여 주어야 한다.
20. 정부를 빚으로 옭아매고, 국민을 경제적 노예로 전락시킨다.
21. 우리는 내국채로 정부를 파산시키고,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한다.
22.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
23. 세계정부는 사치를 금하고 절대적인 전체주의사회를 구성한다.
24. 다윗의 후손 중 왕을 선출하여 비밀지식을 전수한 후 권좌에 앉힌다.
9, 11, 14, 21, 23, 24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조항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현실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상식에 속하는 원리들이다. 사실 이의정서를 읽어보기 전까지는 암묵적으로 이런 주장에 동의하더라도 공개적으로 이러한 목적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것을 공언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정상적인 정치로 보이지 않는다. 여기 모아놓은 정치의 지침과 전략들은 정치의 목적인 권력의 획득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자비한 행동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주위를 한번 둘러보자. 2024년 12월에 한국의 하늘에서 떨어진 비상계엄령은 갈데까지 가고 돌이키기 어려운 무자비한 정치현실을 보여준다. 국제무역으로 먹고사는 한반도에서 불과 며칠 새 수천억의 외자가 빠져나가고 주식은 폭락했고 환율은 1,450원을 가뿐히 넘겼다. 또 우리는 피눈물을 삼키며 벌어질 유혈사태를 목도해야 하나? 그나마 쌓아놓은 조국의 한줌 기업과 기술 그리고 가족과 이웃을 잃을 것인가? 세계정부를 만들기 위해 유대인이 만들었다는 의정서의 내용과 오늘 우리가 목도하는 한국정치의 모습은 음모 그대로이다.
의정서 대로라면 헌법은 국가의 정체성을 보여주기보다는 국가를 파괴하기 위하여 만드는 것이다. 근대의 국가주의자들이 열심히 연구하여 만든 독일 공법의 연구에서 헌법이라는 것은 근사한 양복을 입고 지구에 나타났지만 결국 헌법의 목적은 자폭하기 위한 것이다. 선거, 정치적 상징화, 언론, 돈, ...........................................지금 우리가 보는 정치현실은 발전보다는 자폭으로가는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 모습이다.
2000년초 영국에 유학가서 겨울에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전공서적을 읽고 논문을 쓰던 때를 상기해본다. 그때는 침대위에서 작은 스탠드 불빛을 친구삼아 남아도는 전기를 저축하여 축열시킨 보일러를 밤에 돌려 온기를 쐬며 공부했다. 그때 겨울, 도서관에서 호기심에 빌려온 칼 막스의 자본론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감상했다. 읽기보다는 책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오래된 책장의 냄새를 맡으면서 현재와는 다른 1800대의 잉크냄새를 흠뻑 들이마셨다. 그리고 어디선가 보았던 칼 마르크스의 초상화를 떠올렸다. 털북숭이의 초최한 칼 마르크스, 그가 이 책을 쓸 때 런던에서 다락방에 살았는데 먹을 것도 난방연료도 없어서 북풍이 불고 눈인 내리는 밤에도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꺼져가는 촛불에 펜을 비추며 손을 쬐며 주린배를 움켜잡고 추위에 떨면서 책을 썼다고 한다. 그 책을 손에 들고 창밖에 내리는 따스한 눈을 보며 나는 그처럼 추위에 떨면서 책을 쓰지않아도 되는 나를 감사해했다.
이 자본론이라는 책도 19-21세기의 이념을 만든 책이지만 거기엔 노동가치설, 공산주의, 프로레타리아 혁명론 등 오늘날 자본가에 대항하는 모든 전략의 이론이 담겨 있고 칼 마르크스도 유대인이었기에 위 유대인 의정서의 세계전략의 일부를 구체화하기 위하여 쓴 책이라면 거의 완벽하게 국가들이 서로 투쟁하고 불화하며 끝내는 패망하도록 만든 완벽한 이론서이다.
내가 수 만권의 책 중에서 이 유대인 의정서라는 얇은 책에 아직도 선명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 책이 가지는 무시 못하는 힘 때문이다. 이 24개 의정서의 대부분의 전략은 사실 맞다. 우리나라만 봐도 그렇다. 근대적 헌법체계를 도입한지 60년이 지나 우리는 법과 정치의 선순환 구조나 선진화를 만들어냈는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는 함정과 수렁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 지본가와 노동자와 관계는 어떤가? 한국의 노조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투쟁정신과 힘을 가진 노조가 되어있다. 여러 선진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제도는 사실상 폭발적인 힘을 가진 함정에 지나지 않는다.
[칼 마르크스]
그래서 사실 나는 위 의정서와는 반대되는 전략을 구사하는 제도나 방법을 강구해야 안전하지 않겠나 하는 점을 느낀다. 그래서 전통적인 헌법이나 그에 의한 선거제도를 치역하게 운용하기보다는 지방자치단체별로 1명을 뽑아서 돌아가면서 대통령을 맡겨 국가를 평온하고 안전하며 예측가능성이 있는 제도를 만들도록 하는 것처럼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제도나 기술을 도입하여 살아갈 때에 그것들이 모순을 만나 자폭하도록 하면 안된다. 개선과 발전을 하여 모순을 없애고 보다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삶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비상계엄이 내려졌다가 하루 만에 철회되고 각료들이 추궁 받고 연일 탄핵되며 한쪽에서는 촛불시위대가 추운 겨울밤을 달구는 한편, 대통령은 관저에서 침묵으로 날들을 보낸다. 금수저는 금수저대로, 흙수저는 흙수저대로 주판알을 튕기며 손익계산을 한다. 그러나 이 의정서 24개 조항에는 사랑과 정 그리고 따스함이 없다. 그러므로 이 의정서의 반대로 살아가는 법을 찾아보자. 그리고 거기에다가 한국식으로 미소, 사랑, 정, 따스함도 넣어보자. 그러면 거기엔 공산주의도 없고 그에 대립하는 민주주의를 강요하지 않아도 되고 시끄러운 노동자의 소리도 없을 것이며 .. 그리고 기대하는 다른 것들은 AI(인공지능)와 양자컴퓨터의 대두로 인간의 일을 하루속히 기계가 대체하고 초전도체(Super Conductivity)의 개발로 에너지 혁명과 우주개발을 앞당기는 것이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담당한 19-21세기를 이제 새로운 주역 AI, 양자컴퓨터, 초전도체에게 넘겨줄 날을 고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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