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프랑스로
72. 프랑스로 스페인에서 올라오는 길에 저녁 8시경 배가 고파, 휴게소에 들려 된장국을 끓이고 밥을 해서 먹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여행객들로 바글바글한데, 특히 흑인이 많았다. 그들은 늦은 시간이라 운전이 곤란하자 차를 대고 모포자락 하나 가지고 주차장에 벌렁 누워 잠을 청하였다. 가만히 보니 대부분 프랑스로 들어가는 차 같은데 이 차들은 아프리카의 모로코 인근의 친지에게 갔다 오는지 아니면 스페인 남부의 휴양지를 갔다오는지 정말 차는 명절을 세고 짐을 바리바리 싸서 이고 가는 귀가길의 행렬처럼, 마치 우리처럼 차는 짐으로 꽉 차있는 전형적인 아프리카의 고달픈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사람들의 깊은 애환이 베어있는 듯이 땅바닥에 깐 담요자락에서 소리없는 탄식과 체취가 베어 ..
202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