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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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단편소설)
깃털(Feathers)[2024.11.1.- ] 가을이다. 단풍이 드는 것 보다 온기를 뺏어가는 공기의 움직임이 피부로 먼저 느껴진다. 빼앗아 간 온기를 어디에 내려놓는 지 알 수 없다. 지구 어딘가 이겠지 아니면 우주 어딘가에, 봄은 온기를 품은 아지랑이를 몰고 와 당신 앞에 내려놓지만 가을은 어디론지 온기를 덜어가고 서늘한 냉기만 남긴다. 그리고 청소하듯이 낙엽 따위를 몰고 가버린다. 가을 찬바람은 이별을 예고하고 가는 아쉬운 실종 같으나 사람들은 눈물을 보이지 않는다. 가을은 남성의 계절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울지 않기로 했다. 봄바람은 공간을 온기로 채워 넣으러 오지만 가을 회오리는 기다림을 데려가고 작별을 고하는 공간들의 행위를 누가 책임지고 누가 말릴 수 있으랴. 바람이 낙엽을 몰고서 일..
2024.11.17 -
사랑이 숨쉬는 나라, 영국[2] 천국의 소식과 지옥의 소식
2. 천국의 소식과 지옥의 소식 2003년 봄, 영국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회사에 복귀 하고 적응을 위하여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10살 된 딸 주영과 그녀의 영국 학교 친구인 조지아(Gorgia, M)의 이메일 교신을 도와주기 위하여 내 이메일 주소를 딸이 사용하도록 허용하였다. 당시 영국의 대부분 학부모들은 초딩 자녀가 인터넷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들은 인터넷의 게임과 음란물의 해악에 대하여 아동들을 보호할 근본적 대책이 없이는 아예 인터넷에 접근을 막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학교도 그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 인터넷 교육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부모로부터 동의서에 서명을 받은 후에 교육을 하였다. 연구차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한 중..
2024.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