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궁섹스 제1장(제7장 중 제1장)

입궁섹스 제1장(제7장 중 제1장)

2025. 8. 11. 11:28문학/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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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제목 : 입궁섹스

저자 : 신기(新機)

 

1. 감각의 사망선고

부부가 성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것.

그건 단순한 육체적 거리감이나 생활의 피로에서 비롯된 침묵이 아니다.

그건 감각의 사망선고이며,

사랑의 종언을 고하는 무언의 장례식이다.

무섹스는 아주 느리게, 그러나 확실하게 찾아온다.

마치 비가 새는 천장에서 한 방울, 두 방울

물이 떨어질 때마다 벽지가 썩고, 곰팡이가 피고,

결국에는 방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처음엔 아무렇지 않다.

피곤해서, 바빠서, 그냥 오늘은 넘어가자.

그러다 어느새 일주일,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살은 더 이상 기억되지 않는다.

몸이 잊는다. 손이 낯설어진다. 숨결이 어색해진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우리는 문득 깨닫는다.

서로의 육체가, 어느새 색을 잃고, 향을 잃고, 촉을 잃었음을.

우리의 몸은

더 이상 붉지도, 부드럽지도, 따뜻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마치

50년 된 콘크리트처럼

회색으로 탈색된 육체,

갈라진 틈 사이로 바람이 스며드는 폐허.

손가락으로 문지르면,

비듬처럼 부서지는 메마른 표면.

탄력도, 윤기도, 생기도 사라진 채

단지 기능만 남은 생물학적 구조물.

그것은 더 이상 사람의 몸이 아니었다.

그저 살아있는 화석.

진즉 멈춰버린 관계의 증거물.

무섹스는 감각을 부패시킨다.

희망이 묵은 곰팡이처럼 벽 틈에서 퍼지고,

서로의 눈빛은 침묵과 무관심으로 발효된 한숨이 된다.

사랑은 자라지 않는다.

물을 주지 않은 화분처럼,

관계는 줄기만 남고 잎은 시들어 떨어지며,

뿌리는 서서히 썩어간다.

그 결과,

침대는 더 이상 사랑의 공간이 아니라

패배자의 무덤이 된다.

함께 누워 있어도,

그 안에는 죽음이 있다.

결핍의 냄새, 피하지 못한 시간의 주름,

후회의 잔재, 미지근한 죄책감이 어른거린다.

무섹스는 단순히 성의 부재가 아니다.

그건 생의 방향성을 잃는 것이며,

욕망이 사라지고,

몸이 생기를 잃고,

눈빛에서 대화가 빠져나간다.

그건,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본능마저 포기한 것.

더 이상 살아 있으면서도

살아 있다는 증명을 할 수 없는 존재.

그리고 무엇보다 두려운 건

그 무기력 속에서도 우리는 적응한다는 것이다.

익숙해지고, 체념하고,

언젠가부터 그 상실조차도 자기 자신인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그러다 어느 날, 거울 앞에 선다.

흐트러진 속옷, 희미해진 탄력,

마른 피부와 구겨진 살결.

그 안에서

죽은 자처럼 걸어 다니는 내 육체를 본다.

그것은 육체의 죽음이 아닌, 감각의 사망이다.

희망 없는 감정, 비어 있는 욕망, 회복 불가능한 거리감.

무섹스는 악하다.

죽음과 같다.

아니, 죽음보다 더 느리고, 더 지독한 것이다.

그것은

욕망의 결핍에서 오는 죄책감,

불가피한 듯하면서도 피할 수 있었던 후회의 찌꺼기,

그리고 무엇보다도

소망이 사라진다는 것에서 오는 냉혹한 패배감.

무섹스는 끝이 아니다.

그건 삶 전체를 고요히 침몰시키는 종말의 예고.

불타오르던 불꽃이 꺼지는 게 아니라,

천천히 식고, 바람이 지나간 뒤,

재조차도 남지 않게 만드는 완전한 무의 상태.

그 안에서 나는,

나 자신을 느끼지 못했고,

그녀도 나를 찾지 않았다.

그리하여

우리의 밤은 더 이상 함께가 아닌

각자의 깊은 고립으로 갈라지는 동굴이 되었고,

우리의 몸은 단지

사람의 형상만 남긴 채

감각을 상실한, 살아 있는 조각상이 되었다.

 

이제 나는 깨닫는다.

그 모든 상실의 바닥에서,

이제라도 무엇인가 되살려야 한다는 걸.

왜냐하면

무섹스는 우리를 단지 섹스를 하지 않는 사람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살지 않는 사람들로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가 노섹스상태에 이르게 된 데에는 단 하나의 사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인 연유가 있었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아내의 성교통이었다. 처음엔 그것이 일시적인 생리적 현상일 것이라 여겼지만, 점차 그 고통은 만성적으로 굳어졌고, 우리는 의료적 조치도 미루고 방관한 채, 어색함과 침묵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 무렵부터 이라는 단어는 우리 사이에서 금기처럼 굳어졌다. 섹스는 고통을 유발하는 행위, 더 나아가 감정의 갈등을 촉발하는 원흉으로 치부되었다. 상대방에게 욕망을 드러낸다는 것은 어쩌면 무례한 일, 이기적인 요구처럼 느껴졌고, 어느 순간 우리는 그런 상호 침해를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더 무서운 건, 그 상태에 익숙해졌다는 것이다. 무관심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굳어져 마치 그것이 정상인 양 착각하게 된 삶. 매일 마주보며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대화를 나누지만 정작 가장 깊숙한 연결은 닫힌 채, 우리는 부부라는 껍데기 안에서, 냉각된 동거인의 모습으로 머물렀다.

이 모든 과정을 정당화하듯,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이가 들어가니, 다 그런 거지."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닐 뿐이야."

"굳이 다시 시작할 필요는 없어."

그러나 내면 깊은 곳에서는, 무언가가 부서지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생리적 욕망이 아니었다.

존재가 잊히는 공포,

살아 있으면서 죽은 자처럼 느끼는 허무,

연결되지 않은 채 나뉘어진 영혼이 외치는 침묵의 절규였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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