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2. 11:32ㆍ여행
69. 스페인으로
잘쯔부르크에서 고속도로에 진입 후 밤새 달려 아침에 바르셀로나에 들어왔다. 밤에 달리면 고속도로가 밀리지 않아 좋았다. 그 넓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는 내 차밖에 없었다, 어두운 밤길을 혼자 달리는 것은 때론 무서웠다. 식구들은 잠이 들고 나는 운전을 하면서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를 반문을 해보았다. 필요성에 대한 의미를 나도 모르겠다. 다만 피곤하므로, 가끔 잠들어 있는 아내를 깨워서 길이 갈라질지 모르니 안내판을 읽어주도록 부탁하였다. 운전 중에 틀어놓은 차 에어컨의 차가운 냉기가 오른 팔에 심하게 응결되어 팔이 냉동된 것처럼 감각이 없고 냉기를 심하게 느껴 가끔 온도조절도 해 가면서 운전을 했다. 바르셀로나의 아침은 분주했다. 해가 뜨자마자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하고 차가 밀리기 시작하는데 시내 교통은 최악이었다. 길옆에 불법 주차한 차량을 시청 직원들이 끌어가느라 바쁘고 노점상과 관광객이 발 디딜 틈이 없는 혼잡한 중심가였다. 주차난이 심하여 건물에 주차장을 마련하고 돈을 받는 사업을 많이들 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를 골라 차를 입고하고 영수증을 받아 대강 계획을 세워보니 하루 정도면 시내 관광을 할 것 같았다. 관광보다는 투우와 플라멩고 댄스를 보려고 했는데 장소도 모르고 투우경기는 주말에만 열려서 하루 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숙소를 찾아보려고 했으나 주차 때문에 그리고 길의 골목이 너무 낯선데다가 불법 주차한 차량을 끝도 없이 끌고 가는 단속반 때문에 안전한 주차를 하기 쉽지 않았고 때문에 차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오히려 짐이 되어 포기 했다. 지나가는 한국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하루 자는데 3000원하는 민박집-잠만 자는-곳도 있다고 한다. 물가가 싸니 교포들도 싼 민박을 많이 개설 해놓은 것 같다. 여기는 주로 건축물이 유명하고 그 유명한 지금도 짓고 있는 성가족 성당 건물을 위시하여 가우디의 건축물과 공원으로 꾸며져 있는 작품을 둘러보고 다시 황영조가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을 딴 몬주익 거리를 지나 시내로 다시 들어왔는데 이 사람들 사는 모습은 우리나라 보다 못한 것 같았다.
도로나 장사치나 혼잡하고 도시는 활력은 넘치지만 너무 덥고 혼란스러워 한국보다 더 질서가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도로의 구조가 한번 지나가면 회전하는 곳이 없고 바둑판처럼 가는 길만 죽 나오다가 다시 어느 지점에서 오는 길만 있어 좌우회전이나 길을 잃어버리면 턴하여 오는 방법이 채택되지 않고 있어 몹시 답답했다. 남들처럼 밀리는 인파에 몸을 맡기니 어느덧 가족성당이 나타났고 또 한참 인파에 밀려 가다보니
과일가격이 싸서 큰 수박을 하나 사서 차에 싣고 도시를 벗어났다. 그리고 마드리드로 가는 길을 잡고 고속도로로 들어서서 한적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수박을 깨서 시원하게 먹었다.
마드리드 가는 길은 무척 멀었다. 500마일 이상 되는 것 같았다. 그런데 날짜를 세어보니 우리가 7.25일 출발 하여 8월 29일 돌아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는데, 벌써 4주가 다되어 가므로 귀국 일을 연장이 필수적이었다. 이 문제가 스페인의 중부 사막지대를 달리다가 문득 생각나서 사막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주유소에 차를 세우고 영국의 여행사에 전화를 걸어 도버해협을 건너는 배편을 1주일 연장할 수 있는지 물어보니 지정한 요일을 이용하면 일주일 연장이 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어서 안심하고 여행을 계속했다. 9월7일이 아이들 개학이라 그때까지는 귀국해야 했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중부 사막지대는 무척 덥고 힘든 운전 길이었는데 경치는 참 좋았다. 대부분 사보텐이 서있거나 식물이 없는 뜨거운 사막지대인데 자연이 만든 경치는 보기에 훌륭했다. 마치 미국의 불모지인 애리조나 사막을 지나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 중간 있는 휴게소에 들려 보니 이곳 특산품인 햄은 돼지고기를 소금물에 담가 사막의 열에 1년 정도 숙성하여 먹는 스페인 햄이 특산품인데 돼지 다리 하나에 우리 돈으로 10-20만 원정도 했다. 그런데 돼지 다리하나면 펍에서 맥주안주로 수백 접시를 만즐 수 있는데 고기를 아주 얇게 써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을 하몽이라고 부르는데 스페인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 하몽 세라노(Jamón Serrano): 일반적으로 흰 돼지 고기에서 만들어지며, 약 7개월에서 2년 동안 건조된다.
- 하몽 이베리코(Jamón Ibérico): 흑돼지 고기에서 만들어지며, 오랜 기간 동안 숙성되어 독특한 맛과 질감을 자랑한다. 특히 도토리를 먹여 기른 돼지에서 만든 하몽 이베리코 데 벨로타(Jamón Ibérico de Bellota)가 최고급으로 평가된다.
[하몽]
이 숙성한 돼지고기는 별도로 익히지 않고 먹는데 즉 날고기인 셈이다. 빵과 같이 먹거나 맥주안주로 일품으로 소비된다. 숙소비를 아끼려고 가급적 운전시간을 늘리고 휴게소에 있는 샤워장에서 샤워를 하며 쉬면서 갔다. 유럽의 고속도로의 특징은 대부분, 고속도로에 여행자 숙소가 있거나 또한 운전 중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샤워 시설이 되어있어 좋았다. 숙소는 물론 돈을 지불하도록 되어있으나 샤워는 무료이므로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는 매우 유익했다. 마드리드까지 고속도로가 원웨이로 되어 있어 통행료를 한번 만 지불하고 마드리드까지 바로 들어왔다. 마드리드 초입에서 조그만 주유소를 들러 물어보니 바로 그 근처에 캠프장이 있어 손쉽게 낮에 베이스 캠프를 칠 수 있었다. 캠프장은 도시 외곽에 버스와 전철로 연결되는 곳에 있었는데, 매우 넓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소나무도 있어서 휴식에는 만점이었다. 마드리드는 옛 스페인의 무적함대시절의 영화를 자랑하듯 큰 도로, 건물, 고전적인 볼거리가 많은 도시였다.
[성가족성당 스케치]
바르셀로나에서는 당연히 안토니오 가우디의 건축물로 유명한 이 성당은 바르셀로나의 상징이다. 가우디의 설계에 따라 만들어진 공원으로, 아름다운 조각과 독특한 건축물들이 있는 바르셀로나 공원 (Parc Güell)을 보면 바르셀로나의 추억은 꽉 찬다. 여기서는 플라맹고를 놓치지 않기 위하여 이리저리 수소문 끝에 한국교포로부터 주소와 전화번호를 하나 얻어서 전화로 가족이 관람을 한다는 예약을 하고 식사는 빼고 음료만 제공받는 것으로 예약을 하였다.
[플라맹고 댄스]
플라맹고는 보통 식사와 곁들여 공연을 하는데 고급레스토랑은 일인당 10만원을 홋가 하는데 우리는 일인당 20,000원 선에서 계약을 하였다. 거기서 제공되는 음료는 상그리아(SANGRIA)라는 스페인 특유의 칵테일로 붉은 주스 색이 나는데 알콜도수는 매우 약했다. 이는 스페인의 와인 칵테일로, 더운 여름 시원하게 와인과 여러 과일을 혼합하여 마시는 칵테일로 오렌지 , 레몬, 사과 등을 큰 항아리에 넣고 믹스해서 만드는 지중해식 파티 음료다.
[피처에 담긴 상그리아
]
스페인은 유럽중앙 있으면서 약간은 중동느낌이 나는 이상한 국가다. 아프리카에 가까이 닿아 있고 중동지역의 주민의 유입이 많아 그런지 회교도도 많고 지난해 미국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폭파된 후 알카에다 지부의 조직원이 잡힌 적도 있을 정도로 남부지역은 회교도 집단 거주 지역이 있다. 그리고 이 유명한 플라멩고의 노래와 춤은 중동 특유의 몸놀림과 유럽의 댄스가 결합된 것 같은 복합적 문화를 보여주는데, 거기에 스페인 특유의 정열적인 열정이 가미되어 있어 춤을 보는 가슴이 설렌다. 스페인은 정열적이라고 하는데 그 날씨를 보면 우리와 비슷하게 극단적으로 덥고 추운 면모를 가진다고 한다. 우리가 있던 8월 중순은 정말 더웠는데 오후 12시부터 3시 사이는 문을 닫는 가게가 많았다. 낮잠 자는 시간이다. 그런데 그 시간이 지나면 저녁 4시부터는 활기를 띠기 시작하여 밤12시가 넘도록 가게를 열고 식당을 운영하는 곳이 많이 보였다. 밤 11시경 운전을 하면서 주택가를 지나면서 보니 10살 정도의 아동들이 그때 골목에서 아이들끼리 장난감 권총을 들고 총싸움 놀이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아이들과 비슷했다. 밤거리는 12시가 넘도록 길 밖까지 나와 자리를 펼쳐놓고 먹고 마시며 떠들썩하게 즐기는 모습은 우리와 비슷했다. 물가가 비교적 싸서 수많은 유럽관광객을 잡아끄는 곳이 스페인이다. 우리는 슈퍼에서 쇼핑을 하여 마요르 광장에 앉아서 저녁 늦도록 과일, 빵과 햄과 먹으면서 이곳 사람들을 보고 주위를 감상했다. 이곳에서는 새우 등 해물요리가 일품인데, 우리나라의 해물 전골같이 만든 음식이 눈길을 끌었다. 우리는 남들처럼 음악을 들으며 포도주를 마시며 길게 즐길 시간이 없어서 보는 것으로만 그쳤다. 관광객 중에는 오징어를 사서 물에 흔들어 그냥 날로 먹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그를 보고 마치 한국 사람인 것 같아 웃었더니 그가 웃으면서 먹어보라고 다리 몇 개를 주길래 먹어 보았더니 식감이 괜찮았다. 어디서 샀냐고 물으니 생선시장을 가리키며 안에서 샀다고 한다. 시장 안을 들러보니 오징어를 팔고 있어 폴튜갈 가는 길에 오징어 볶음을 해먹을 요량으로 오징어를 몇 마리 사서 차에 실어 놓았다. 마드리드 인근의 캠프장은 큰 펍을 가지고 있어 아이들이 밤새도록 먹고 노래하고 스트레스를 푸는 곳이었다. 밤새 음악소리가 떠들썩하였다. 볼거리를 주는 여러 명소가 있었지만 그중 우리는 왕궁주변과 마요르 광장을 중심으로 도보로 시내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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