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2. 07:57ㆍ학문
성경의 문학적 이해는 성경의 기록 과정을 연구한 19세기의 비평에서부터 시작했고 20세기에 와서 글쓰기와 문학에 관한 이해가 깊어지고 널리 퍼지면서 그 뿌리를 내리게 되었는데, 성경에 관한 문학적 관심은 축자영감설이 오류임을 인지한 데서 출발했지만, 신학자들이 문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게 된 것은 그들이 성경과 문학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라는 성경의 주제가 문학형식을 취해서 표현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축자영감설(逐字靈感說,: verbal inspiration)은 성서는 글자까지도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기 때문에 단 한 글자도 한 문장도 틀림이 없으며, 이로 인해 오류가 없는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소수의 기독교 근본주의적 성경관이다. 축자영감설을 지지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성경의 원본에 영이 깃든 글자와 문장으로 구성되어 문자적으로 오류가 없다고 보아서, 성서의 문자적 해석을 최선의 해석이라고 주장한다. 성서 내용을 과학적 사실이나 역사적 사실이라고 해석한다. 축자영감설의 근거로 종종 제시되는 성경 구절로 디모데후서 3장 16절~17절이 있다.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다”. 그 외에도 갈라디아서 3:16, 베드로후서 1:21 등에 근거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있다. 축자 영감론자들은 당연히 성령의 인도에 따른 선지자, 사도들의 권위 아래 쓰인 원본이 한 획 한 점까지 틀릴 수 없다고 하는 것이다.
16.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17.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
《성경전서 개역개정, 디모데후서 3:16-17 》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이 거부하고, 17세기 개신교 정통주의 신학계에서도 거절한 이론이 '축자영감설'이었다(1,2,3). 초기 개신교회 신학사상에서도 축자영감설은 환영 받지 못했으며, 개신교 초기 신학자들도 성경이 구원의 절대적인 복음의 책이고, 교회의 바탕이라는 의미의 성경무오설을 주장했다. 즉, 종교개혁의 전통을 구성한 초기 개신교신학자들은 축자영감설을 주장한 적이 전혀 없다. 개신교 초기 신학자들이 주장한 하나님의 영으로 성경이 씌여졌다는 의미는 기록자가 마치 한 자루 붓이 되어 성령의 부르심 대로 성경을 써 내려갔다는 의미가 아니다. 성경에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되었고, 그 기록된 내용이 영적이어서 구원을 알리는데 완전하다는 의미인 유럽의 중세적 표현이었다.
성경에 나오는 문학 장르
성경에는 여러 가지 문학 장르가 섞여 있다. 장르라는 용어는 시, 소설, 극 같은 문학 형태의 종류를 가리키는 말이다. 성경에 나오는 문학 장르들 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시편, 아가서, 애가서 같은 시문학이다. 이러한 시들이 문학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없다. 욥기, 잠언, 전도서 같은 지혜서들도 문학작품이다. 우리는 지혜 문학이라는 말을 들은 일이 있다. 신약에서 보면 사도들이 각 교회에 보낸 편지가 있는데, 그런 것은 서간 문학이라고 부른다. 성경의 마지막에 나오는 요한계시록은 기록자가 환상 중에 본 것을 기록한 책인데, 그런 종류의 글은 계시문 학이라고 한다. 우리는 성경에 이러한 문학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전부터 알고 있다.
나는 기독교 신학에는 그리 깊은 지식을 갖지 못한 연고로 성경을 문학적인 관점에서 비평한다는 사실이 매우 신성하지 못한 종교관을 가져온다고 생각하였고 감히 성서 문학이라는 관점을 수용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성서고고학에 관심을 가지고 1권의 연구서를 출판4 한 이래 성서고고학과 유사한 접근으로 성서의 문학성에 대하여 인정하고자 하는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성서의 시문학 작품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문장들을 보면 세상의 어느 문학작품에 비추어도 빼어남을 감출 수 없는 매력을 준다. 설사 노벨문학상을 못 받더라도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성서 문학이 있음을 상기하면 아쉬울 것 없을 것이다.
<참고문헌>
1.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판넨베르크 조직신학1》 신준호, 안희철 옮김.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5.
2. 디아메이드 맥클로흐. 《종교개혁의 역사》. 이은재, 조상원 옮김. 서울: 기독교문서선교회, 2011.
3. 빌헬름 니젤. 《칼빈신학 강의》. 이형기, 조여석 옮김. 서울: 한들출판사, 2011.
4. 이종규. 세상에서 가장 귀한 보물, 서울 : 신아사, 2016
<웹사이트 자료>
dangdang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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