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EOLITHIC)

2024. 9. 13. 15:36학문

(EOLITHIC)

 

 

 

우리 주변에 흔하게 널린 것이 돌이다. 도시는 아스팔트가 덮고 건물은 시멘트와 철근으로 건설하니 요즘은 돌을 보기가 어렵다. 그래도 교외로 나가 산이나 들에 가면 많이 널린 돌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 구석기시대의 고인돌은 한반도에 약 3만개가 공식적으로 발견되었고 이것은 전 세계 고인돌 통계의 40%에 달한다는 보고가 있다1). 고인돌이 많이 분포한 지역은 강화와 고창이다. 그런데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당시 살던 인천의 문학산 에 오르면 산이 고인돌 천지다. 그리고 잔국의 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밭 가운데 고인돌이 있는 모습도 흔하다. 고인돌은 선사시대의 유물이다. 고인돌은 부족의 지도자나 정치와 종교적 리더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그들을 장사지내고 표를 남긴 곳이다. 수 톤에서 수 백톤의 무게를 어떻게 감당하여 덮개돌을 올렸는지 의문일 따름이다. 중국은 역사를 왜곡하여 한국이 과거 중국의 통치를 받은 제후국으로 만들기에 바쁘다. 동북공정이 저술된 직후 중국을 출장한 길에 중국 길림성의 동북아문제연구부소장을 만났고 그가 조선족임을 알았다. 저녁에 식당에서 만나 동북공정의 역사왜곡문제를 가지고 항의를 하였다. 부소장의 태도는 나야 조선족이지만 정부가 시키니 입에 풀칠하려면 순종해야하지 않겠는가? 나는 그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분을 참지 못하고 술로 그를 이기려고 했다. 40도가 넘는 공부가주 750ml2병을 먹은 후 기절하다시피 호텔로 돌아온 적이 있다. 그런데 중국 땅에는 한민족의 원조인 은나라, 상나라의 유적이 있는데 중국정부는 발굴하다가 덮어버렸다. 거기서 나온 고고학 유물이 중국의 역사왜곡을 설명하는데 반대증거로 작용하여 오히려 한국에 유리한 증거가 되니 이를 덮어버린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큰 피라미드는 중국에 있는데 이런 피라미드에 접근을 차단하는 중국의 정책은 역사왜곡이 탄로날까봐서 감추는 전략의 하나다. 그러나 돌은 거짓을 하지 않는다.

정령주의 사상에 의하면 세상 만물은 영이 있다고 믿는 사상이다. 그래서 오래된 돌은 신성이 있다고 믿어 사람들은 돌 앞에서 치성을 드리기도 한다.그런 정령주의를 떠나서 돌을 그냥 바라보면 돌은 사람의 생명보다 훨씬 긴 연수를 지속해왔다. 왔다가는 기류, 바람, 구름, , 세월, 서리, 눈 이슬을 만나며 수 백만년, 심지어 수 억년을 통해 그 자리를 지켜왔다. 만일 돌에 생명과 영이 있다면 우리 인간보다 훨씬 오래 자연을 지켜보며 그 기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돌은 성경에 의하면 신이 창조한 피조물이요 인간과 다른점은 자연을 정복하고 번성하라는 신의 말씀의 명령을 받지 않았을 뿐이다. 돌이 인간보다 우월한 점은 거짓말과 사기를 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직 그 자리에서 땅과 대기가 주는 자극을 돌의 내면과 외부에 그대로 기록하라 뿐이다.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내구성 있는 도구는 돌이었다. 돌칼, 돌도끼, 멧돌, 화살촉 등이 그것이다. 그것은 인류의 필수품이었다. 그것은 마치 오늘날 사람들이 전쟁할 때 쓰는 총이나, 출근시 운전하는 자동차나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와 다름이 없었다. 즉 삶의 도구라는 의미이다. 이를 원석기(Eolithic)라고 한다.

2000년 당시 나는 가족을 데리고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 거기서 지금의 AI와 같이 대중화된 주제로 ICT (정보통신)의 사회학적인 영향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데이비드 카터 박사의 지도로 공부를 시작했다.

첫 만남에서 그는 컴퓨터를 원석기(eolthic)의 의미에서 돌이라고 표현했다. 거기서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 복잡한 CPU와 다양한 트랜지스터와 메모리 칩,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진 저 정교한 커뮤터가 돌맹이라고?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그건 맞는 말임을 깨달았다. 우리가 쓰는 PC는 단지 도구이지 인생의 목적이 될 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다.

컴퓨터는 돌이다. 그제서야 나는 사람들이 저는 돌대가리입니다하고 자기 겸손을 표현하는 말이 정말로 자기비하적인 발언이 아닐 수 있음을 깨달았다. 넌 돌대가리야 라고 상대를 비하한다고 내뱉은 말이 실제는 상대를 높일 수 있는 말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았다. 원석기(eolithic)는 원형(prototype), 최초의(original) 의미를 가진다. 컴퓨터의 연산을 믿듯이 우리는 돌을 신뢰한다. 단단하고 견고해서 잘 변하지 않고 자신의 보존력이 좋게 때문이다. 동시에 석기시대는 밤하늘을 쳐다보면 광대한 자연이 주는 TV 스크린이요, 낮에는 맨눈으로 아니면 두 손의 엄지와 검지로 네모를 만들면 생생한 스마트폰 스크린이 되는 것이니, 도구를 사용하는 석기시대나 오늘날 과학이 발전한 세대나 무엇이 다른가?

그렉 보웬(Greg L. Bowen)은 미국 캘리포니아 빅터 밸리 대학에서 고고학을 공부하다가 1974년 미군에 입대하면서 한국의 동두천에서 주한 미공군 하사관으로 근무하였다. 그는 1978년 한탄강 유원지에 한국인 애인과 함께 산책을 갔다가 토기편을 발견하고 그 주위를 조사하면서 주먹도끼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때만 해도 이 주먹도끼가 동아시아 구석기 고고학에 있어 기념비적인 발견이 되리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다. 아슐리안 형식의 주먹도끼를 지표 채집한 그는 동아시아에서 주먹도끼가 가지는 중요성을 직감하고 이후 다시 현장을 찾아 정확한 발견지점을 표기하고 간략한 보고문도 작성하였다. 한국에서 전기 구석기가 발견된 사실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프랑스의 구석기 대가인 프랑수아 보르드(Francois Bordes) 교수에게 편지로 이 사실을 알렸다. 보르드 교수의 소개로 서울대학교 고고학과 김원룡 교수를 안내받은 그는 여주 흔암리 발굴 현장에서 김원룡 교수를 직접 만나 전곡리 주먹도끼 발견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연천 전곡리 구석기 유적이 1978년에 발견된 뒤 동아시아에서 최초로 서구나 아프리카의 전형적인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출토되는 이른 시기 구석기 유적으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전곡리 유적은 서양의 주먹도끼 문화권과 동아시아의 찍개 문화권으로 구분된다는 기존의 모비우스 학설을 폐기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하였고 동아시아 이른 시기 구석기 문화의 대표적인 유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돌(도구)을 참 잘 쓴다는 사실이다. 선사시대에는 짐승을 잡거나 부족 간 전투를 할 때 돌을 사용하였다. 손에 잡히는 작은 돌도 잘 사용한 사람들이다. 돌로 전쟁을 하고 돌로 짐승을 잡거나 추수를 하여 식량을 조달하고 돌로 온돌이나 집을 만들고 성을 쌓고 안전한 안식처로 삼아 삶을 영위했다. 아니 오늘날도 그렇다. 손에 잡히는 작은 돌의 무게만한 스마트폰은 거의 돌 수준이다. 한국 사람들은 모두 이 스마트폰을 소유한다. 그리고 삼성은 애플의 아이폰의 맞수로서 갤럭시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제품의 혁신은 항상 이루어진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 프라스틱 박스(PC나 스마트폰)를 사랑하는 한국인을 아갈타 왕국(지하왕국)에서 온 랩탈리언(파충류형 인간)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왜 파충류형 인간이냐하면 악어껍질처럼 질긴 프라스틱 박스를 뒤집어 쓴 컴퓨터나 기타 IT 기기를 사랑하고 잘 다루며 잘 만드니까 하는 말이다.

 

돌 문화와 유사하게 젓가락 문화인데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에서는 그런 행위가 미세한 감각의 발달을 자극하는 효과로 인하여 두뇌 발달이나 남다른 근육의 사용에 기여한다고 보인다. 한국인의 체육활동에서 보여주는 실증은 예를 들어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프로그램의 정복, 세계최고수준의 비 보이 실력, BTS의 댄스와 음악, 수준 높은 영화, TV드라마 등이 그것이다. 더 특이한 사항은 한국의 내과나 장기이식 등 고난이도의 수술분야에서 한국은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최고수준의 실력을 자랑하고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의대생들이 수술실습과정을 배우기 위헤 주기적으로 한국을 방문하여 실제현장에서 연수를 하고 있다. 흔하디흔한 돌을 잘 사용하는 사람들, 길가에 널린 돌을 무의미하게 버려두지 않은 사람들, 한국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