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숨쉬는 나라, 영국 [60] 독일 베를린과 드레스덴

사랑이 숨쉬는 나라, 영국 [60] 독일 베를린과 드레스덴

2024. 10. 30. 00:19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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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독일 베를린과 드레스덴

 

몸이 많이 지쳤다. 스톡홀름에서 1박을 하고 2일째는 짐을 챙겨서 시내로 나와 여행 안내정보지가 주는 대로 몇 군데 기웃거리고 바로 남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운전은 사실은 하루만 종일 운전해도 지치는 법인데 날짜를 세어보니 벌써 북유럽 마지막 국가까지 오는데 1주일을 운전하며 보낸 것이다. 이곳 땅이 워낙 넓어 한번 지나가는데 운전시간이 많이 걸렸다. 스톡홀름에서 핀란드를 가야하는데 육로로 가기에는 너무 멀고 차를 아끼고 보호하여야겠다는 생각에 스웨덴에서 핀란드로 가는 페리를 예약하러 갔다. 두 회사가 있는데 모두 예약이 꽉 차서 1주일 후에나 승선이 가능하다는 거였다. 아침에 캠핑장에서 짐을 꾸리고 나와서 배편을 찾기 위해 두 선박회사를 찾아가 알아보다가 시간을 많이 허비하였다. 차를 싣고 핀란드를 여행 후 바로 독일로 가면 좋으련만, 예약이 만원이라 표기하고 그날 거기서 발길을 돌려 차를 가지고 스웨덴의 남쪽으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탔다.

길이 멀어서 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박을 한 것으로 기억이 된다. 그대로 덴마크로 돌아와 코펜하겐을 지나 남쪽 땅 끝으로 벋은 고속도로를 타고 그 작은 항구에 오니 오후로 넘어간다. 거기서 지난번 잘못 끊어진 배표를 보여주니 배에 타서 환불을 받으라고 하여 새로 배표를 끊어 그 큰 배를 타고 독일로 향했다. 배를 타고 보니 승선한 사람들은 거의 독일인이었다. 잠시 주말이나 휴가차 스칸디나비아에 온 독일 여행객으로 시끄럽고 혼잡했다. 배에서 식사와 곁들여 여행객들과 독일의 아름다운 관광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벌써 도착하였다. 거기서 행선지를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고민하다가 고속도로를 보니 베를린이 그래도 근처에서 접근하기 쉬운 곳으로 보여 일단 베를린을 방문해보기로 하였다.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베를린에는 쉽게 들어왔다. 시내에 들어서니 아주 조용하고 사람도 차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가 들어선 곳은 동베를린 쪽이었다. 왠지 도시가 2차대전 당시의 낡은 느낌을 주고 도로도 형편이 없었다. 개중에는 반쯤 무너진 건물도 보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물가가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이 차이가 많이 났다. 아직도 동베를린 지역은 오래되고 포화에 긁힌 상처를 가진 낡은 건물이 그대로 있고 길에 나와 있는 주민들도 매우 가난하게 보이는 모습이다. 동베르린과 서베를린의 중간지점이 관광자원이 많은 데, 이곳은 아직도 공사 중 이었다. 통일이 된지 10년이 넘었건만 베를린은 아직도 공사 중이다. 그리고 동베를린 지역은 철거하지 못한 오래된 건물천지이며 이것이 새로 재건되기 위해서는 많은 세월이 걸릴 것 같다. 우리가 통일이 된다 해도 같은 전철을 밟을 터인데, 독일 경제는 아직도 유럽의 최강 규모이나 통일 된 이후로 재정적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다. 통일을 하고도 동독의 가난한 지역의 수준을 높여야 하는 그 불균형을 바로 잡는 게 보통일이 아닐 것이다. 동베를린 지역의 주민들은 아직도 가난의 때를 벗지 못하였는데. 정부의 지출은 주로 사회간접자본에 치중하는 것 같다. 그것은 유달리 고속도로 공사가 많고 도시 재개발을 위한 건물을 새로 짓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되었다.. 베를린은 유명한 곳이기에 여기에도 한국인이 많이 보였다. 인상 깊은 곳은 페가수스 박물관인데 이곳에는 그 규모나 내용이 고고학 자료의 측면에서 매우 인상 깊었다. 2차 대전 중 중동과 이집트에서 가져온 고고학적 유물이 있는데 영국의 여러 이집트 피라밋 관련 유물보다 더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고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중동의 유물이 있어 몇 시간이고 그 자리에 서 있고 싶은 충동을 받았다. 특히 시커먼 개상(Statue of Dog)과 파라오는 그 앞에서 자리를 뜨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페가수스 박물관 전시물]

 

히틀러가 연설한 국회의사당, 무너진 장벽, 검문소 등등은 이미 여행자에게 많이 익숙해진 것들이다. 지금은 하나의 유물처럼 과거를 회상하게 하는 박물관으로 남아 있다. 독일인은 통일이 민중의 힘으로 이성적으로 진행되었지만, 우리에게는 북한이 그런 이성적인 힘을 빌어 통일을 이룬다는 것은 아직 상상하기 힘들다. 독일은 대체로 2차대전 후 힘을 잃은 후 연합군의 군정을 겪은 후 아직도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베를린에서는 역시 시 외곽에 있는 켐프장을 찾았다. 이 동네 공동 캠프장은 매우 넓었는데 젊은 아이들 천국이었다. 이 넓은 곳에서 마음놓고 김치찌개를 끓여 저녁을 먹고 푹 쉴 수 있었다. 여유 있게 베를린을 보고 체코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갑자기 고속도로에서 ABS 고장 싸인이 들어오는 게 아닌가? 사실 차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이 정도는 무시해도 되는데, 그 싸인이 들어왔다 나갔다하니 불안해서 운전을 하기가 힘들었다. 차를 한번 손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그러면 어디가서 어떻게 정비를 하느냐를 생각한 끝에 가까운 도시에 가서 하루를 묵으면서 찾아보기로 하였다. 고속도로의 행선지를 보니 동독지역에 들어와 있는데 가까운 도시가 드레스덴이었다. 이곳은 아름다운 지역인데 2차전 중 연합군이 이 아름다운 지역을 폭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폭격을 피했다는 말이 있다. 하여튼 드레스덴으로 빠지자 마자 시 입구에 켐핑장 표지가 있어 따라가니 개인이 자기 집 마당에 운영하는 작은 텐트장인데 동독지역이라 그런지 싸기는 빌어먹게도 쌌다. 마침 비도 후득후득 오고하여 운전하기에는 좋지 않은 터라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캠프를 치고 주인에게 드레스덴 시에 자동차 정비소가 있는지 그리고 거기에 내일 아침 예약을 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니 바로 시내 지도를 가지고 와서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래서 내일 아침 10시에 예약을 부탁하니 전화를 하여 예약을 해주었다. 동독지역의 자동차를 보니 여긴 좋은 차가 별로 없었다. 특히 BMW나 벤츠는 안보이고 거의 포드나 프랑스의 비교적 싼 시트론 같은 차가 꽉 잡고 있었다. 그런데 그 대부분의 차들이 중고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곳의 생활수준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오늘은 얼마 운전하지 않고 차 때문에 휴식을 취하며 저녁을 먹고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다음 일정을 구상하였다. 내일 차를 보고 체코로 가기로 기약하면서.

[드레스덴 성의 아름다움]

 

아침에 짐을 꾸려 드레스덴 시내로 진입하여 포드대리점을 찾았다. 드레스덴은 큰 도시는 아니었으나 도로가 참으로 열악했다. 그 이유는 전부 돌판으로 깔려서 아름답게 보이고 중세적인 고전 적 느낌을 주었으나 운전하기에는 영 아니었다. 차에 붉은 경고 싸인 들어오는 데다 작은 돌판으로 깔린 길은 운전시 타타타타 하는 말발굽 소리같은 아주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기분이 별로 였다. 시내를 헤멨지만 예약한 대리점을 찾기 함들어 신호등 앞에서 차가 설 때 앞의 차에게 물어보니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한다. 그 차를 따라서 찾아가는데도 여러 군데서 회전을 하고 돌고 휘어진 다음에 찾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복잡한 곳에 있을 줄 몰랐다. 하여튼 대리점에 들려 예약을 확인하고 차를 보더니 별문제 없다고 하면서 브레이크 오일 만 조금 보충해주었다. 그 동독기술자는 굉장히 동작이 빨랐다. 말은 잘 안 통했지만 내가 의미하는 ABS 실패의 의미를 알고 차를 리프트에 올려 브레이크 장치 전부를 재빨리 점검하고는 약 10분 만에 20 마르크의 청구서를 주면서 끝났다고 한다. 비교적 싼 가격에 정비를 마친 후 차를 빼다가 앞에 슈퍼가 보여서 목도 마른데 음료수나 사가자고 하면서 들어갔는데, 여긴 물가가 서독자역보다 매우 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식수부터 같은 프랑스산 브랜드인데 동독지역보다 값이 훨씬 쌌다. 모든 식료품이 싸다는 것을 발견하고 파스타, 과일, 음료수, 포도주 등 필요한 물건을 잔뜩 챙겨서 다음 일정을 준비하였다. 드레스덴을 빠져 나오면서 보니 드레스덴의 진면목은 우리나라 청양 시내처럼 바닥이 다 돌판이요, 옛 건물이며, 울창한 도심가운데의 숲 등이 그 도시를 감싸는 아름다움으로 명성이 자자한 것 같은데 그 이외에도 무언가 다른 역사가 있을 것만 같았으나 지친 마음에 그냥 떠날 수밖에 없었다. 드레스덴을 빠져나오면서 우리는 동독 지역의 한 시골을 달리면서 시골농장에서 열린 장을 보러갔다. 배도 출출하고 해서 거기서 파는 빵을 사서 배를 채우고 그 시골농장에서 파는 체리를 아주 싼 값에 한 봉지 사서 차 안에서 먹으면서 즐겁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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