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9. 23:39ㆍ여행
[59] 스웨덴
노르웨이 송내 피요르드 인근의 작은 슈퍼에서 구입한 양념 포크를 스톡홀름에 도착하여 자리잡은 시 외곽의 캠핑장에서 요리할 때는 이미 저녁 9시가 넘어서였다. 스웨덴에서는 시내 중심가 까지는 비교적 잘 들어왔는데 거기서 어디로 가야 할지 막연했다. 그래서 여행 안내소에서 지도를 구하여 시내에서 외곽에 있는 두 개의 캠프장 표시를 들고 지나는 사람에 물어보니 너무 갈라지는 길이 많아 찾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차적으로 가리켜준 길을 따라 가다가 의문이 나면 주유소에 문의를 하여 드디어 하나의 캠프장을 찾았는데 캠핑장의 잔디는 잘 조성되어 있으나 등급이 매우 낮은 곳이었다. 샤워시설이 허름하였지만 샤워를 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텐트와 거리가 멀어서 많이 걸어가야 했다. 다행히 여기에는 오븐시설이 되어 있어서 샤워를 하고나서 바로 포크를 오븐에 넣고 익히는 동시에 밥을 하여 식사를 준비하였다. 오랜만에 비가 없는 별이 맑은 밤에 고기를 구워서 밥을 배불리 먹었다. 캠핑장은 스톡홀름 시에서 많이 떨어져 있어 버스를 이용해야 했다. 여기서는 빨래 감을 모아서 텐트장에 있는 세탁기에 돌려 빨래를 하고 말려서 다음 일정에 준비하는 등 밤에도 조금 바쁜 시간을 보냈다. 스웨덴은 영국과 별로 차이가 없는 나라 같았다. 사람들은 영어를 잘 하고 생김새나 사는 습관이나 모두 영국과 비슷했다. 들리는 말로는 월드컵이나 유럽 전에서 영국 축구의 강적은 스웨덴이라고 하는데 영국이 스웨덴을 잘 이기지 못하는 징크스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영국 국가대표팀의 감독이 에릭슨이고 그는 스웨덴인 인데 영국이 그를 고용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스톡홀름은 호반에 떠 있는 도시 같다. 바다에서 들어 온 물이 수로를 통하여 도시 구석까지 연결되고 이곳으로 유람선이 운행되고 배가 버스처럼 운행되며 운하 사이로 도시가 형성되어 한마디로 아름다운 운하도시라는 표현이 가능하다. 이 도시에서는 왕궁, 국회의사당, 상품 거래소, 그리고 구 시가지라고 이름이 붙여진 중세식의 네모난 돌이 깔린 구 시가지를 지나가며 쇼핑하며 식도락을 즐기도록 되어있었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기마병이 시가지를 지나가는데 이것이 참으로 장관이었다. 이것은 아마도 관광객을 의식한 것 같기도 한데 백 여명 정도되는 기마병이 말을 타고 시내를 행진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텐트장에 돌아오면서 이 나라가 세계에서 제일 훌륭한 복지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자살율이 제일 높은 나라인가? 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유럽의 다른 나라와 무엇이 다른가 하고 지금까지 지나온 다른 나라들을 떠올리며 비교하여 생각에 잠겼다. 한편으로 자살론을 저술하며 자살에 대한 연구를 한 전문가인 프랑스 사회학자인 에밀 뒤르깽에 대한 책을 읽어보야 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도시의 겉모습만 보고 다니는 여행객의 입장에서 그런 심층적인 부분에 대한 즉각적인 접근은 불가하였다. 이 나라는 영국과 비슷하지만 영국보다는 유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 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그 이유는 사람들과 도시환경이 영국보다는 밝고 좀 더 활기차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스톡홀름 사람들의 말이라든지 외적으로 보이는 삶의 태도는 마치 영국인을 닮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여행 중에 두 나라가 영국과 유사한 삶을 살고 비슷하게 말을 한다고 느꼈는데, 이 말이라는 것은 젠틀맨 정신이나 친절도, 사랑스럽게 이야기 하는 여자들의 모습, 서비스의 정도에 있어서 두 나라가 있었다. 스웨덴과 스위스가 그 나라들이다. 영국에서 살다가 다른 여러 나라를 다니다 보면 이 두 나라가 매우 영국과 흡사 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건 뭐가 똑 같아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내가 느낀 감정과 느낌이 그렇다는 것이다. 시내를 어스톡홀름을 지나서 스웨덴은 별로 가까이서 보고 느낄 만한 도시나 유적이 별로 없는 것 같았다. 2차 대전 때 이 나라 들도 독일의 침입을 받았을까 어떻게 전시를 보냈을까 등등 이상한 생각을 하면서 이 나라는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이곳저곳 둘러보기로 하였다. 두 가지 인상적인 것을 보았다. 하나는 우리가 본받으면 좋을 것이고 하나는 좋지 않을 것이다.
[맥주 캔의 재활용을 위한 분리수거 모습]
우리가 시골을 지나면서 가끔 슈퍼를 들르는데, 거기엔 예외 없이 빈 캔 모으는 상자가 있고 빈 캔을 이 상자에 넣으면 넣은 수자만큼 영수증이 발급되는데, 이 영수증을 슈퍼에 제시하면 쇼핑한 가격의 일정 퍼센트를 깎아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슈퍼에 오는 사람마다 맥주 캔을 한 자루씩 들고 들어오고 있었다. 자원의 재활용, 우리나라에서 맥주 캔을 모았다가 이걸 발로 밟아 납작하게 만들어 자루에 넣어 재생공장으로 보내는 사람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일일이 그것을 쓰레기통에서 모아야 하는데, 여기서는 사람들이 그 많은 것을 다 모아주니... 이것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철저한 자원 재활용문화 같았다. 그런데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은 어느 식당에서 건 우리나라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햄버거를 먹거나 음식을 먹으면서 맥주 한 병씩 받아놓고 부모와 같이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다. 이런 나라도 있구나. 그런데 나는 별로 놀라지는 않았다. 그전부터 유럽에서 특히 독일에서는 누구나 다(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맥주를 물처럼 마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그런데 막상 눈으로 목격하니 이거 좀 비참해지는 거 있지. 저걸 나무랄 수도 없고 그렇다고 바람직하다고 볼 수도 없고, 그냥 남사는 대로 놔두자, 지 꼴리는 대로 살게. 우리도 우리 원하는 대로 살고 있듯이. 스웨덴은 스톡홀름 이외에는 별로 기억나는 게 없다.슬렁거리며 이것저것 보는데 그래도 볼만한 것은 구 시가지 같은 고전적인 도로를 걸으면서 고색창연한 집을 보거나 그 수도의 가장 큰 교회에 들러 초를 켜고 기도를 하고 성화를 보거나 조각품을 둘러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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