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2. 08:23ㆍ여행
66. 이탈리아 도시들로
금방 스위스를 빠져나가 이탈리아로 가는 길목에 약 20Km 가량 되는 산을 뚫은 터널이 나타났다. 스위스에서 이태리를 가는 길에서 만난 이 터널은 노르웨이의 송내 피요르드를 갈 때 자났던 터널만큼이나 길었다. 우리는 1차적인 행선지를 로마로 잡았으나 가는 길에 주요 도시를 놓칠 수 없었다. 플로렌스, 밀라노, 베네치아를 거쳐 로마를 방문하고 피렌체 산맥을 타고 오는 고속도로에서 피사를 거쳐서 이탈리아를 나왔다. 이탈리아 가는 길은 매우 더웠다. 스위스에서 밤새 달려 아침에 밀라노에 도착하여 도우모 광장을 방문하여 보고 환전을 한 다음, 밀라노의 패션거리를 걸어보았다. 이태리는 한마디로 이름을 먹고 사는 도시다.
그런데 질 높은 문화유산도 잘 구비되어 있어 우리여행의 하이라이트이자 결정판이 되었다. 조각상, 교회, 등등의 제반 예술품이 품격과 질, 명성부터 다르고 크기에서 그 어떤 것의 추종도 불허했다. 1주일에 이태리를 다보기는 부족했지만 우리는 여러 도시를 부지런히 걸어 다니면서 보았다. 밀라노의 패션거리는 우리나라 명동만큼도 붐비지응 않았다. 휴가철이라 문 닫은 곳도 많았는데, 베네똥, 구찌 등 유명 메이커 제품들을 아이쇼핑하며 지나왔다. 점심 경 출발하여 플로렌스로 갔는데 이곳이 르네상스의 시발지이며 작고 오래된 도시인데도 볼 것이 많았다. 사람이 너무 많았다.
[플로렌스 도시 스케치]
인상적인 것은 여기저기 있는 미켈란젤로의 조각과 그림들 이었다. 프로렌스를 지나 저녁 경 베네치아 초입에 도착하였는데, 숙소나 차 주차하는 곳이 마땅치 않았다. 시내에 있는 장기주차 빌딩의 비용이 비싸서 싼 곳을 찾아보니 시 외곽에서 차를 장기 주차하는 곳을 발견하였다.
[산 마르코 광장]
약 5000원 정도에 24시간을 맡기는 곳에 가서 차를 맡기고 버스를 타고 베니스 시로 들어가는 선착장에 도착했다. 베니스는 도시가 수로로 연결 되어있어 배를 타든지 아니면 다리들을 건너서 한참을 걸어가야 했다. 이곳을 보는 요령은 어슬렁 어슬렁 거리면서이 골목, 저 골목을 보는 것이란다. 길에 널어놓은 빨래부터, 골목길, 음식점 등을 기웃거리며 마침내 그 아름답고 우아한 산타마리아 성당에 이르러 그 아름다음에 넋을 잃고 그 많은 사람들 틈에 끼어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으면서 환전을 더 하고 바다를 보니 곤돌라를 모는 친구들이 무수히 포진하고 있는데, 그걸 한번 타려고 흥정을 하려고 하니 이 친구들 조합을 구성했는지 가격이 일률적으로 다 같고 한 푼도 깎아 주지 않는다. 그래도 이걸 어떻게 타보나 하고 궁리를 하다가 수로 근처를 걷다가 하나씩 떨어져 있는 개인 곤돌라를 흥정 해 봐도 조금 싸지만 여전히 비싸다. 이건 담합인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발을 돌리는 데 좋은 방안이 떠올랐다. 택시처럼 운행하는 수로를 건네주는 곤돌라가 두당 500원 정도에 서비스를 해주고 있어서 가족들에게 욕을 좀 먹으면서 이 배를 탔다.
[곤돌라]
그리고 흔들리는 배에서 그 전통 복장의 친구가 밀고 당기는 긴 막대기 노를 쳐다보며 곤돌라가 어떤 것인가를 맛보았다. 우리는 나폴레옹이 정복하고 이용했다는 산타마리아 성당에서 걸어 나와 오는 길에 레스토랑에 들려 피자와 음료수를 시켜 천천히 먹고 어둑어둑 할 무렵 버스를 타고 차를 주차시킨 곳으로 왔다. 유리공예점도 기웃기웃하면서 복잡한 베니스시를 빠져나왔다. 차를 주차한 곳을 찾아 베니스 입구에서 켐프장을 찾아 하루 묵었다. 너무 걸어서 지친 하루였다. 다음날은 종일 로마를 향하여 달려야 했다. 500마일 이상은 될 듯한데, 죽 벋은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영국에서 온 GB마크를 단 차들과 고속도로 상에서 눈으로 미소를 나누며 로마를 향하여 달렸다.
하루를 종일 달려 해가지기 전에 로마 초입에 도달할 수 있었다. 휴게소에 가서 여행안내소를 찾으니 켐프장 지도도 있고 예약서비스도 해주었다. 여행객이 많이 오므로 텐트장을 잡기 위해 예약비를 지불하고 예약을 하고 지도를 들고 고속도로에서 빠져나가는 출구번호를 살펴서 한 번에 텐트장을 찾았다. 시내 입구에 산속에 위치한 넓은 국제적인 켐프장 이었다. 자리를 잡으면서 보니 옆 집 차는 미국에서 온 차였다. 페리를 타고 아메리카에서 이태리까지 온 차였다. 로마시내까지는 켐프장 에서 버스를 운영하여 불편 없이 전철까지 타고 가서 전철을 이용 이동하였다. 시내 전체가 요소요소에 중요한 유적이 있어 볼거리가 많았는데, 우선 바티칸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 성 베드로교회, 박물관, 등을 둘러보고 몇 가지 유적지를 보았다.
[성 베드로광장 전경]
많이 걸어 배가 고파, 슈퍼에서 큰 햄을 사서 먹어보니 한국의 족발 같은 맛이 나서 잔뜩 사서 바케트에 싸서 먹었다. 저녁 10시경 캠프로 돌아와 슈퍼에서 사온 민서(고기 간 것)와 밀가루를 반죽하여 신 김치를 섞어 부침개를 해먹었다. 김치가 너무 시어서 신 김치냄새가 좀 났으나 그 부침의 맛은 기가 막혔다. 그 구수한 냄새가 텐트장을 휘감아 진동하였으나 별로 개의치 않았다. 밤 12시까지 실컷 먹으면서 영양을 보충하였다. 로마에서는 며칠 묵을 작정이었으므로 저녁에는 빨래를 하여 텐트장에 줄을 치고 빨래를 널었는데 밀렸던 빨래가 엄청났던 모양이다. 빨래 방 차린 것처럼 많이 널었다. 생각 같으면 하루쯤 개으름을 피우고 캠프에서 푹 자고 싶은데 일정이 넉넉하지 않아 또 로마시내로 출근을 해야 했다. 지친 몸을 이끌고 오늘은 콜로세움과 그 주변의 유적지를 방문했다. 콜로세움은 사람들이 너무 많이 방문하여 값도 비싸고 아이들 할인도 없고 불친절하였다.
[콜로세움 스케치]
그러나 어쩌랴. 더 이상 이야기 하지 않겠다. 예상대로 로마는 도둑도 많았다. 우리는 도둑맞지 않도록 특별히 로마에서는 주의를 하였는데 여행객을 가장한 한 커플이 집사람 어깨에 맨 가방에 까지 손이 들어오다가 집사람이 확 몸을 트는 바람에 이 친구들이 놀라 어디론가 가버렸다.
영국에서 내가 살던 동네에 사는 교포동료 중 그렇게 주의를 주었는데 한 번씩들 로마에서 당했다고 한다. 지갑이나 카메라를 잊어버린 것이다. 이틀을 헤집고 다닌 로마에는 더 이상 방문 장소가 남아 있지 않았다. 김치 등 식량이 바닥이 나서 로마시내에 있는 한국 음식점을 찾아갔다. 이리 저리 헤메다 물어물어 가보니 한인 상점이 하나 있었는데 마침 부르스타 부탄가스도 있고 라면도 있어 다음 일정을 위하여 잔뜩 사서 들고 캠프장으로 향했다. 캠프로 돌아와 캠프장 check out 시간으로 인하여 저녁을 못 먹은 채 이제 김치는 시어서 더 가지고 갈 수가 없어 조금 남은 것을 버리고 샤워를 한 다음, 밤 11시 정도에 차를 몰아 캠프를 빠져 나와서 고속도로를 올라탔다. 이제 고속도로를 타고 피렌체 산맥 줄기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서 피사를 들리기로 하였다. 고속도로를 타고 올라가는 중에 휴게소에 들려서 돗자리를 깔고 저녁을 해서 먹었다. 저녁으로 라면을 끓였다. 이 휴게소는 등불도 없고 차만 쉬는 곳인데, 깜깜한 가운데 라면을 끓여 먹고 돗자리에 누워 별이 빛나는 하늘을 보며 한국고향 생각을 하며 같은 하늘아래 과거 세계를 지배했던 로마의 명성을 잠시 생각했다. 바티칸이며 콜로세움에서의 기독교의 흔적과 특히 성 베드로로 추정되는 시신이 안치된 바티칸의 지하 묘지가 아직도 눈에 선하였다.
[피사의 사탑]
휴식 후 차를 몰아 올라가며 새벽에 잠시 주유소에서 눈을 붙인 뒤, 아침 일찍 피사에 들려 기울고 있는 탑을 보았는데, 사실 피사에는 그 기울고 있는 탑보다는 그 옆에 있는 교회가 중요한 곳 이었다. 갈릴레오가 진자를 실험했다는 교회의 등과 끈이 아직도 교회천정에 매달려 있었다. 유럽여행의 정점은 단연코 이탈리아였다. 교황의 도시인 바티칸과 바티칸 박물관, 세기의 천재인 레오나드로 다빈치와 미켈란젤로의 그림과 조각상, 기독교 박해의 역사가 묻어나는 콜로세움 등 인류역사에 길이 기억되는 수많은 예술품과 수많은 인파를 보면서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가 하며 잠시 나 자신을 추슬러보고 챙겨보는 시간도 가지면서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아탈리아의 로마를 보고나니 유럽의 모든 게 다 우스워졌다. 그만큼 로마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화였던가?
[피사 대성당, 갈릴레오의 실험추 상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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