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숨쉬는 나라, 영국(27) 정밀한 손재주

2024. 10. 11. 09:31여행

27. 정밀한 손재주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젓가락질을 못하는 서구인을 보고 그들이 손재주가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그들은 손재주가 뛰어나다. 영국인은 서구문명의 핵심을 이끈 사려 깊고 사유 적인 사람들로 보통 인식이 되나 사실은 그들은 그에 선행하여 손재주가 참 좋다. 우선 건축물을 보면 서민이 사는 아주 평범한 캐슬콤베(Castle combe)라는 마을에 가면 전통가옥을 볼 수 있는데 집을 전부 주의 들판에서 돌을 주어다가 지었다. 벽은 물론 지붕도 돌 판으로 이었는데 물론 문지방이나 창틀은 나무를 끼워 넣어 볼 품 없게 만들었지만 정말 자연스럽고 사랑스러운 집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그 크기가 아주 작고 그러나 안에 들어가면 1층은 부엌, 거실이 분리되고 2층은 주로 침실, 3층의 다락은 아동의 다락방으로 이용되는데, 집의 평수는 아주 작은데 공간을 아주 잘 활용하여 적은 평수지만 3층으로 나뉜 주거공간이 적절히 이용되게 만들었다. 층은 주로 나무로 막아 거기에 카펫을 덮거나 아니면 돌 판으로 깔아 막아놓는데, 어느 층이나 난로가 설치되어 난방을 하게 되어 있다. 이 집을 전부 돌로 쌓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아주 손이 많이 가고 돌을 이어 붙이는 기술도 옛날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어느 시골을 가더라도 집의 담장, 농장의 경계선은 돌을 쌓아 놓은 곳이 많은데 이러한 작업은 사람의 손을 하나하나 거쳐야 하는데 그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물론 옛날에 노예를 썼는지는 모르지만. 한발 더 나아가, 성당이나 성은 더 큰 노력이 수반된다. 각 지역마다 있는 오래된 교회는 많은 돌 조각품과 장식이 있는데 보통 하나의 성당에는 적게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까지 있는 이런 돌 장식과 조각품은 그것을 하나 만드는데 조각공이 수개월이 넘게 걸리는 것이 보통인데 이것을 다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수반되었을 것이다. 지금과 달리 옛날에는 망치와 끌로 다 깎아서 만들었을 테니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었을까를 생각하니 놀라울 뿐이다. 처음에 영국에 정착하면서 대다수의 개인 주택이나 학교 혹은 공공건물이 우리나라의 교회나 성당에서 보듯이 아치형이나 우아한 조각과 외형을 지닌 것이므로 마치 교회 안에서 생활하고 사는 느낌을 가졌는데 물론 조금 지나니 그런 느낌이 사라졌지만, 사각 빌딩에서만 살다가 그런 곳에서 생활하면 조금 느낌이 성스럽고 이상해지는 것이다. 여하튼 시골을 지나다 보면 마치 우리나라의 제주도를 지나는 느낌을 가진다. 돌을 이용한 건축과 담을 쌓은 경우를 많이 본다. 작은 인형 공예품, 정원, 등등 건축이나 물건을 만들 시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이용을 하고 우선 자연이나 사물을 모방하는 손재주를 잘 써서 만든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엑시터에서 멀지 않은 파우더 햄이라는 성에 가면 그 성에 사는 여자들이 짰던 천을 볼 수 있는데 가는 실로 짠 이 천은 레이스 장식이나 속옷의 레이스로 이용되는 것인데 그 정교함에는 혀가 차인다.

[파우더햄캐슬의 장미정원}

 

바늘 끝보다 더 가는 실로 정교한 무늬를 넣어 귀족들이 사용하던 옷깃, 팔 깃 속옷의 장식으로 그 무늬의 정교함, 천의 우아함과 미세함에는 그저 놀랄 뿐이다. 하여튼 돌로 만든 집은 보통 300-500년은 간다. 나무는 썩으면 갈면 되지만 돌은 더 오랜 세월을 견디므로 이야기 거리가 보통 이 집은 500년이 된 어느 왕조 시대에 지은 집이라든지, 나는 60년 전부터 이 집에서 살았다든지 하는 우리 상식으로 잘 이해가 안가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보통 시내에 인접한 집은 붉은 벽돌로 지은 2층 내지는 3층 집인데 우리 한국 사람들이 보통 크고 높은 아파트에서 살았던 사람들이 들어가면 이게 집인지 작은 우리인지 할 정도로 허름하게 보인다. 예전에 영국을 유학했던 어느 선배는 영국 집이 그게 집이냐? 하고 웃었던 적이 있었는데 나는 좀 생각이 다르다. 보통 요즘 지은 영국 집은 (그래도 20-30년은 되었다) 보통 2-3층에 작은 평수에 공간을 충분히 활용한 정원이 딸린 집이다. 평수가 12-3평정도 밖에 안되어도 위로 층이 올라가면서 공간을 충분히 활용한 기능별 분리가 되어 그리 좁지는 않다. 물론 거실은 한국의 40-50평 아파트에 비하여 현저히 좁은데 그 이유는 벽난로를 피워도 열이 외부로 넓게 퍼지지 않고 안에 모여 있게 하기 위해서이다. 보통 커텐은 얇은 레이스 커텐과 두꺼운 천으로 짜인 커텐으로 이중으로 구성되어 추울 때 외부로부터 한기를 차단하고 열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되어있다. 한국과 같이 방바닥으로 난방관이 지나지 않고 보통 라디에터가 설치되어 있고 요지음의 벽난로는 가스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모든 집은 벽난로를 위한 굴뚝이 다 있다. 겨울에 바람이 많이 불면 굴뚝위로 바람 지나가는 소리가 정말 조용하지 않게 들린다. 계단도 보통 한사람 지나가면 충분할 정도이다. 작다. 한마디로. 한국에서 책이나 사진으로 보면 매우 웅장하고 화려하게 보이는 것들도 여기에 와서 일단 보면 그 규모 면에 있어서는 정말 상상이외로 작다. 그런데 건축물이나 조각품 등의 참으로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공간을 잘 활용한 위치에 있어 사진으로는 참으로 웅장하게 보인다. 그러나 그 크기는 정말 작다. 손재주에 관한 한 런던의 과학박물관에 가보면 지난 세기의 동력을 만드는 장치를 위한 각종 기계장치 등등을 보면 알 수 있다. 윈저 궁의 메리 공주가 가지고 놀던 맨션아파트 장난감을 보면 손재주 좋은 영국인의 맵시를 대체로 볼 수 있다. 특히 숍에서 파는 어린이 장난감 같은 작은 다기세트 집, 거실 인형들이 그런 생각을 더 들게 한다. 영국의 피카디리 전철라인을 타보면 한국의 전철 보다 크기가 3분지 2 정도밖에 안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때로는 오래된 성이나 고택을 보면 개인이 살기에는 너무 크다 싶은 저택이나 성도 있다. 이런 저택을 개인이 관리하기 곤란한 경우 National trust에 위탁하여 관광 상품으로 내놓고 관리를 위탁하기도 한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아파트를 사려고 추첨을 하고 떴다 방도 쫒아 다닌다는데, 과연 아파트가 몇 년이나 갈까 하고 생각을 해 본다. 고작해야 지은 지 30년 정도에서 재개발을 하고, 많아야 50년을 못 넘긴다는데, 스코트랜드의 글래스고우지방에서 1800년도 경에 지은 우리나라 대형 고층 아파트 같은 건물을 보았는데 검은 때가 끼긴 끼었지만 아직도 한군데도 금가거나 부서진 곳을 못 보았다. 하나의 건물이 지어져서 그래도 수명이 200년에서 300년은 가야하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너무 급히 하다보니, 겨우 길어야 50년 정도에서 다시 재건축해야 할 아파트들을 짓고 있다. 지나친 낭비요, 소비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아파트도 수요가 모자란다. 이제는 앞으로 짓는 아파트는 한번 지으면 200년 내지 500년을 보장할 수 있는 그런 반영구적인 시설도 만들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