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숨쉬는 나라, 영국 [29]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2024. 10. 11. 09:45여행

29. 사회주의적 민주주의

 

영국은 사회주의적 복지국가이다. 처음에 영국에 정착하여 살면서 이 나라는 민주국가인데도 공산주의 국가 같다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병원은 거의가 국가에서 운영 (NHS : National Health Service) 하고 의사는 국가에서 보수를 받는 공무원이며, 각 개인은 지역 보건소에 신고를 하여 주치의 (GP : General Practitioners or Family doctors : 가족 의사)를 지정 받는다. NHS라 불리는 영국국민 의료복지시스템은 1948년부터 영국 국민 모두에게 평등한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도록 창설된 기구이다. 진찰은 무료이다. 18세 이상의 성인은 극빈자가 아니거나 60세 이상이 아니면 처방전에 명시된 약을 사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 빼고는 무료이다. 이 나라에서 의사는 인기직업이 아니다. 때로는 외국인도 의대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어 병원에서 근무하는데 의사소통에 약간의 문제가 있을 정도로 의사는 인기직업이 아닌 것 같다. 이 도시에 우리가족이 잘 가던 NHS(국립의료제도) 지원을 받는 치과는 의사 전원이 아랍인이고 간호원은 영국인이었다. 여기에서 석사과정 공부를 하던 하 던 한 친구가 전화를 걸어 농담을 하였다. 이 나라는 참 좋은 나라입니다. 오늘 병원에 갔더니 우리 집사람이 아기를 가졌는데 나라에서 미드와이프(midwife)를 우리 집으로 파견을 보낸답니다. 정말 좋은 나라입니다. 마누라 힘들다고 중간 와이프를 보내다니...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서 미드와이프는 산파를 그렇게 부르는데 수시로 임산부의 집에 방문하여 상태를 관찰하고 출산 시 까지 돌보아 주는 반 간호원이자 조산원이다. 물론 아이는 병원에서 낳지만 이 미드와이프가 그때까지 출장 와서 돌보아 준다. 그리고 불구자, 60세 이상의 노인 등에게는 출장 간호원, 출장 의사 서비스가 있다. 물론 본인이 직접 병원으로 가는 경우도 있지만. 의사는 완전히 서비스직이다. 이러한 이유는 정부가 병원 시스템을 종합 통제하여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은 무료이며, 의료보험도 필요 없지만, 여기에 관료주의가 팽배하여 철저한 예약주의로 기다리는 줄이 길고, 병원의 할당된 예산이 바닥이 나면 수술이 몇 개월씩 중단되어 암 환자도 몇 개월씩 수술을 기다리다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사립 병원이 있기는 하지만 이를 이용하기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나와 서민은 국가의 서비스를 의존할 뿐이다. 아동이나 학생은 모든 의료서비스 특히 안과검사 및 안경 맞추는 것, 약값까지 무료이다. 노인과 어린이에게는 좋은 세상이나 돈을 버는 청장년은 약값 정도는 부담을 해야 한다. 이런 사회주의 복지시스템은 의료, 교육 등 대규모 비용이 소요되는 부문에 확립되어 왔는데 최근에 교육부문은 재정부족으로 사용자 부담원칙이 확립되어 학비를 부담해야 한다. 그 대신에 국가 장학과 대부제도는 잘 구비되어 공부를 하고자 하는 학생은 국가나 지방으로부터 학비 지원을 받고 나중에 직업을 가지면 갚는 장학제도가 잘 발달이 되어있다. 특히 학생들로부터 선호도가 높지 않는 교육대학의 교사자격과정은 년 간 6,000파운드(1천2백만원) 의 장학금을 주고 학생을 유치한다. 학생들에겐 여러 유리한 메리트도 있다. 의사나 간호학과 같은 학과는 년 간 의무적 기간의 실습일 이 있고 이 기간에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하여 주요 병원 근무를 하는데 월 500파운드 (100만원) 정도의 보수를 받고 있다. 이런 제도는 국가가 통제하는 병원 시스템 하에서 학생에게 유리하게 발달된 제도이며 국가도 저임금에 근로자를 고용하는 효과가 있어 상호 이익을 주는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복지제도는 사실상 노인문제를 고려할 경우 그 효과가 있다. 각 개인은 성년이 되면서 대부분, 보수를 받는 일을 시작하면 국가 보험에 가입을 해야 한다. 여기서 보수의 일정부분을 국가보험료로 납부를 하는데 이것이 은퇴 후 연금(Pension)으로 지불이 된다. 얼마가 지불이 되는 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개인이 버는 소득에서 평생 납부한 금액에 비례하여 연금의 지급액이 달라지는 것 같다. 주당 우체국으로부터 수령하는 이 연금은 보통 부부나 혹은 혼자 사는 노인이 살아가는 생활비가 된다. 연금을 받는 노인은 지방세 면제, 각종 고지서금액의 할인(이를 실버 할인이라 한다)을 받고, 무료 의료서비스나 혹은 병이 들면 의사나 간호원의 방문 진료 서비스를 받는다. 그 외에 사회 서비스로 방문 가사 서비스(이 비용의 일부는 국가가 보조), 사회 복지기관에 가서 시간 보내기(보통 주당 1회, 식사와 레크리에이션) 등이 있다. 2002년 1월에는 우리지역에서 가까운 플리머스에서 이라크 전을 준비하기 위하여 병원선이 바다에서 선상 훈련을 하는데 각 지역의 병원에서 의사를 40여명을 징발했다고 해서 의사 부족과 병원서비스 부족에 대한 보도가 났다. 의사가 국가 공무원에 속하는 신분이므로 이들은 전시에 대비하여 징발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비하여 부러운 것은 의사들이 이처럼 인명을 위하여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는 점이다. 우리나라 의사는 의사자격을 땄다하면 부자가 되는 걸로 알고 있고 너도나도 의대의 유망과를 가려고 머리를 쓰는데 여기서는 의사가 그리 인기 직종인 것 같지 않다. 그래서 그런지 병원에 가보면 영어에 서툰 외국 의사들도 많다. 왜냐하면 의사는 3D 업종이고 영국인이 이를 기피하는 것 같이 보이므로. 우리도 이런 제도를 가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