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1. 09:37ㆍ여행
28. 경험주의
학자들은 대륙계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주의를 중세이후 큰 철학계의 논의로 주장하면서 데까르트로 대표되는 대륙계의 합리론은 수의 엄밀성과 귀납적 사고를 연구에 도입한 방법론적 특징을 지적한다. 한편 영국은 경험론이라는 사유 방식을 중심으로 연역적, 질적인 관찰방법을 주안으로 하여 발달된 주류를 대비하는데, 무엇이 영국인의 경험론적 합리성인가? 사유하는 국민이라 이름 붙은 영국인들, 이를 학문적으로 풀이하면 연역적 사고 즉 개개의 것을 잘 고려하여 거기서 일반원칙을 찾아내는 방식, 즉 대륙 계 귀납학자들이 주장한 실증주의보다는 경험론에 바탕 한 해석학적인 접근 방법이다. 이는 학문적으로 좀 어려운 용어인데, 예를 들어 법을 적용 시, 법을 해석 적용하는 사람은 법을 무조건적으로 일방적으로 적용 하는 게 아니라 개개의 사실로부터 차별성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인 해석을 할 수 도 있는데 이는 불문법 국가의 하나의 특유한 법 적용 과정에서 볼 수 있는데 이로서 사회가 경직되어 불필요한 민원인의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보통 법이라는 원칙 하에서 일방적 무차별적으로 접근하는 방법보다는 인간의 존엄과 인간의 가치 그리고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회와의 관계에서 무엇이 이성적인가를 먼저 고려하는 사회의 관행이라고 할 수 있다.
[사과가 떨어지는데서 중력을 생각한 아이작 뉴톤]
그런데 영국인을 가만히 보면 어떤 객관적 원칙을 세워서 행동하기 보다는 행동 전에 그 상황에 무엇이 적합한가를 생각한다. 정치, 문화, 과학의 발달은 이러한 생각하는 습관에서 점차로 발전이 되었는데, 나도 학위과정동안 지도교수로부터 “생각을 많이 하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래서 박사학위 공부기간 동안 약 3분지 1의 시간을 멍청히 생각하는데 시간을 할애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멍청히 캠퍼스의 벤치에 앉아서 빈둥거리거나 아니면 후미진 학교정원의 구석진 곳을 찾아다니며 산책하면서 구상한 것들이 논문의 골격이 되고 무엇을 더 읽어야 하고 무엇을 관찰해야 되겠다. 하는 것들이 전부 이 멍청하게 산책하고 멍하니 벤치에 앉아서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이나 잔디를 바라보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사실 논문의 반 이상이 몸으로 움직여서 활동한 것이 아니라 멍청히 생각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생각들은 점차 행동으로 옮겨져서 읽고 찾고 쓰고 인터뷰하고 관찰하는 것을 재조립하는 과정에서 논문을 완성하게 되었다. 이것은 영국인의 경험론적 사유라는 것을 몸으로 체험한 경험인데, 즉 생각하면서 무엇이 옳고 정당하며 정당화될 수 있는가를 엄밀하게 생각 속에서 따지고 이것을 실제에 옮겨서 적용하여 보고 거기서 나온 오류를 다시 수정하여 생각해보고 그것의 함의를 머리에서 다시 구상하고 다시 실험을 하여보고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논문이 완성되었다. 즉 이것을 달리 말하면 생각-실험-재 생각-재실험이 반복되는 원리의 발견-결론의 과정에 이르는 방법이 영국의 경험론의 방법인 것 같다. 즉 경험론은 말 그대로 오감을 통하여 체험하는 경험의 방법이기도 하지만 머릿속에서 인간이라면 의례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상식의 라인에서 생각의 범위를 조금씩 좁혀가면서 가설을 세우고 증거를 찾아서 결론을 하나씩 내어가는 매우 느리고 현실적인 방법이었다. 이것 때문에 영국이 18세기이후 산업혁명에 성공하고 제국주의적 영토를 넓혀갔으며,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 과정에서 크게 저항을 받지 않았으며 또한 민주주의가 확산됨에 따라 대부분의 제국에서 철수한 이유도 이 같은 경험주의적 사고가 그들에게 올바르게 행동지침을 일러준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아직도 36개국에 이르는 영연방이 존속하는 이유도 또한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오늘날 유럽 각국은 좌파정권이 현실을 리드하고 이끌어 나가고 있다. 이것은 전통적인 보수주의에 염증을 느낀 사람들의 합리적인 판단 하에서 탄생한 정권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이 문제를 곰곰이 씹어 본적이 있다. 학문에 있어 특히 자연과학에서도 그렇지만 사회과학에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의 원칙, 주관주의적 판단과 주관주의적 상호교호 이것은 근대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큰 틀을 반영한 사회 현상으로 보여 진다. 포스트 모더니즘은 근데 실증주의 과학에서 벗어난 다른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즉 전통과 규범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 개인위주의 주관주의적인 사물의 인식에서 비롯된다. 실증주의는 모든 사물의 인식은 수학에 바탕을 두고 수로서 사물을 분간하고 보이는 것 그리고 입증할 수 있는 것에만 치중하여온 흑백논리에 가까운 인간의 세상 인식방법이었으며 가치중립적인 사고방식이었다. 이것은 1900년 초의 미국의 시카고학파를 중심으로 해석학적, 현상학적 사물 인식방법이 태동하면서 한 개인의 사고와 그의 경험과 살아가는 방법의 가치를 존중하는 상호 주관주의 혹은 주관주의적 방법의 사물인식에 대한 방법이 중시되면서 이것은 온 사회 현상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것의 정치적인 반영이 극단적으로 좌파정권의 탄생과 보수주의의 몰락을 가져온 것 같다. 그런데 이러한 주관주의적 사고는 영국의 오랜 학문적 사회인식 방법의 주류였다. 유럽 대륙계의 실증주의가 19세기부터 20세기말까지 역시 영국에도 영향을 미쳤으나 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았다고 보인다. 영국의 사회는 이러한 사회 철학적 심리학적 그리고 인식론, 현상학적인 접근의 변화에 대한 확산과 도입이 학문의 영역에서부터 매우 빠르게 변하고 있다. 외관상으로 한국은 영국보다 정보통신기술의 도입과 확산에 더 빨리 적응하는 더 초현대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으나 우리가 국제사회의 벽에서 아직 뒤쳐지는 것은 우선 가장 기본적인 학문의 영역에서 아직 정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데 영국의 박사과정 특히 사회과학에서 박사과정의 논문심사기준에서 정부가 권장하는 것은 방법론의 사용에 있어서 실증주의적 방법보다는 해석학적인 철학에 바탕을 둔 질적인 연구방법론을 적용하기를 권장하고 있고 이를 심사의 기준으로 명시를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이러한 기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영국은 특히 이러한 지식의 창조나 개발에 있어서 아주 정확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이런 것보다는 무엇을 아는 가 그리고 무엇이 더 최신의 것이며 무엇이 있는가를 아는데 치중하는 것 같다. 무엇을 아는가 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어떤 지식을 어떤 방법으로) 창조하는 가가 더 중요한데 우리의 경우 이를 너무 소홀히 하는 것 같다. 외견상 영국은 이미 늙어 가는 사자라고 생각하는데 물론 영국은 그 동안 가져온 국제관계, 영연방 체제란 덩치 큰 영역을 통솔하느라 움직임이 둔하고 또한 이를 뒷받침할 현재의 경제체제가 빈약하며 따라서 높은 세금으로 국민은 허리를 졸라맬 지경이다. 그러나 그들의 정신 속에는 이미 우리가 모르는 앞서가는 무엇이 분명히 있다. 다만 그들은 큰 덩치를 움직이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힘들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어느 경제학자가 말한 것처럼, 톱니효과의 작용으로 인하여 과거에 높은 소득과 많은 지출을 경험한 사람은 그 습성을 좀처럼 버리기 어렵듯이 그들은 소득은 적으나 많은 공휴일, 느린 일상 사이클, 관료주의, 고물가, 높은 세금 율 등으로 인하여 그들의 참신함이 묻혀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국제어가 되어버린 영어로 인하여 우리나라 사람이 3-4배를 투자하여야 그들의 기본을 따라 잡을 정도로 우리는 부담을 가지고 있고 그들은 그래도 국제사회에서는 아직 그들이 영어 때문에 효율적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놀고, 먹고 마시면서도 우리보다는 선진국이라 불리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일상 보수를 보면 그리 잘 사는 것 같지는 않다. 앞서 영국의 소방수의 보수를 보면 빠듯한 봉급이 모자라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을 얼마든 지 볼 수 있다. 우리보다 소득이 2 배 이상 되나(한화로 환산하여) 그들이 실제 돈으로 혜택을 보는 수준은 한국 사람의 적은 봉급으로 사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예를 들어 한국 사람이 TV를 보는 시청료를 월 3000원 낸다고 보면 년 간 3만 6,000원이나 영국에서는 140,000만원 정도 된다. 아주 싼 서민의 수도와 오물세가 합쳐서 월 60,000원. 우리나라가 얼마나 싸고 살기 좋은 나라인가? 지방의 일반시민이 일년에 두 번 내는 지방세는 보통 집을 가진 자건 세를 사는 사람이건 간에 집값을 기준으로 하여 내는데 아주 싼 것이 반기에 700파운드 그 이상은 집의 규모와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700파운드만 잡아도 년 간 1,400파운드(280만원), 보통 아주 못사는 서민이 부담하는 지방세가 300만원 가까이 된다. 우리나라 같으면 이렇게 세금내고 어찌 살겠는가? 거기다가 모든 보수는 일정비율의 세금을 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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