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숨쉬는 나라, 영국 [34] 홍차(Red Tea)와 된장국

2024. 10. 17. 11:03여행

34. 홍차(Red Tea) 와 된장국

 

19세기 초까지 영국에서 홍차는 너무 귀하여 곳간에 넣어두고 주인마님이 열쇠를 직접 관리했을 정도로 귀하고 긴요한 음식이었다. 티(Tea)는 마시는 방법을 알아야 그런 대로 맛을 들일 수 있는데 우선 머그잔이나 티(Tea) 잔에 홍차티백을 하나 넣고 우유를 컵의 5분지 1만큼 붓는다. 여기에 끓인 물을 부어 티스푼으로 저어 적당히 브라운 칼라가 나오도록 티백을 살살 눌러 색이 우러나오게 한 다음 티백을 버리고 설탕을 원하는 양만큼 넣어 먹는다. 홍차에 우유와 설탕을 하지 않으면 쌉쌀한 맛밖에 나지 않는다. 설탕은 블랙으로 먹고 싶은 사람의 경우에는 안 넣어도 무방하다. 하여튼 이렇게 만든 티는 영국인의 필수품으로 하루에 3잔 이상 누구나 마시는 음료이다. 영국에서 티타임이라는 말은 오후 3-4시경 홍차한잔과 가벼운 샌드위치나 비스켓 혹은 케익을 먹는 오후의 시간을 일 컫는데 보통 이 말이 지금은 저녁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티타임을 조금 늦게 가지면서 음식을 먹으면 supper가 되므로..., 그런데 영국에서는 dinner란 말은 저녁이 아니고 보통 점심이나 저녁을 통칭한다. 한국에서 온 영어선생님들이 이 말을 혼동하여 자주 물어보는데 왜 dinner 란 말을 점심식사를 가리킬 때도 쓰냐고. 이 질문에 영국인들은 그냥 쓰다보니 습관적으로 그렇게 되었다고 하는데 영국에서는 supper 란 말을 잘 안 쓰고 점심이나 저녁을 보통 dinner라고 부른다.

 

[홍차 없이는 못사는 영국인들 ]

 

다시 티 이야기로 돌아가면, 보통의 한국사람 같으면 보통 술 한 잔 하고 아침에 약간은 쓰린 속에 해장으로 펄펄 끓인 얼큰한 된장국 한 그릇을 먹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영국에서 그런 된장국이 있을 리 없고 아침에 홍차를 팔팔 끓인 물로 만들어 마시면 영락없이 속 풀이 된장국 같은 생각이 든다. 몇 번 반복해서 마시면 된장국 같이 훌륭한 속 풀이 티가 된다. 이 홍차는 한국의 그린티(녹차)와 같은 재료로 만들지만 홍차는 녹차를 익혀서 말리면서 숙성을 시켜서 그런지 맛이 녹차와는 다른데 즉 녹차가 아주 자연의 맛이라면 홍차는 인공적인 향이 난다.

나도 하루에 홍차를 4잔 정도는 마셨는데, 영국에서는 이 홍차를 너무 좋아해서 너무 많이 마셔서 생기는 병도 있다고 한다. 이 홍차 때문에 영국이 19세기 아시아를 원정할 때 스리랑카 같은 나라를 영연방에 편입하였는데 이는 순전히 거기서 나오는 질 좋은 홍차 때문이었다. 지금도 홍차는 대부분 그런 나라들로부터 수입을 하지만.. 말이 났으니 말인데 지금은 런던에도 한인 상점이 많아 된장 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데, 된장이 떨어졌을 때, 하나의 대안을 만들었는데, 앞의 섹션에서 언급한 것처럼 상점에서 파는 사각설탕 덩어리 같이 생긴 수프 맛이 나는 스톡(야채 말려서 뭉친 것)을 뜨거운 물에 풀어 수프를 끓이는데, 여기에 먹다 남은 닭고기나 소 혹은 돼지고기의 부스러기를 넣어 팔팔 끓이면 된장국 비슷하면서 된장 냄새는 안 나면서 수프처럼 떠먹을 수 있는 좋은 국이 된다. 이것은 사실 영국에서 수프를 끓이는 방법인데, 야채 삶은 물을 이용하면 더 좋은 수프가 된다. 이것도 된장국처럼 속을 푸는데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