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17. 11:52ㆍ여행
[37] 져버린 대영제국의 태양
늙은 사자, 지는 태양이라고 흔히 우리는 영국을 빗대어 말한다. 영국인들은 BBC TV 다큐멘타리 같은 기록물을 보면 자신을 져버린 제국의 태양이라고 공개적으로 표현한다. 지고 있는 태양이 아니라 지식인들은 이미 영국을 져버린 태양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다만 그들이 자부심을 갖는 것은 영국이 근대문명에 끼친 영향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하다는 점에 대하여 이구동성으로 동의한다. 이들은 이점을 기억하고 또한 되살리려고 노력을 한다.
어떤 은퇴한 영국인은 나에게 물어왔다. 너희나라의 경제생활 수준은 어느 정도이냐? 나는 우리나라는 소득수준은 너희보다 낮지만 물가가 낮고 세금이 너희보다 비교적 저렴하여 사는 수준이나 소비생활은 너희와 비슷하다. 우리는 프랑스 정도 혹은 스페인보다는 약간 나은 형편이다.
그 사람은 다시 '그럼 너희는 여기 와서 도대체 뭘 배우냐 왜 여기 와서 공부를 하느냐?' 라고 묻는다.
여기에 대해 나는 솔직히 대답한다.
그것은 같은 학문이지만 영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영어로 교육하는 방법과 관행을 배우려고 한다. 다른 나라에서 영국에 와서 공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 왜냐하면 과거의 영화와는 달리 영국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힘을 못 쓰는 져버린 태양이기 때문이다. 영국이 근대문명에 끼친 가장 큰 영향은 영어일 것이다. 때문에 영어로 표현되는 각종 학문의 용어구사 학습과정은 아주 간단하기 그지없다. 유학 온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영어로 하면 그리 쉬운데 왜 한국에서 배우는 과정은 그리 복잡한가? 한국에서 배우는 과정은 더 어렵다고 들 한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상징적, 은유적으로 표현되는 언어적 개념이 영어에서 더 풍부히 발전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많은 인구가 사용하니 표현이 풍부해질 수 밖에 없는것같다. 이러한 풍부한 어휘의 발달은 영어라는 언어가 각 국에 전파되면서 이질적 요소와 합쳐지면서 그 언어적 개념의 발달을 유도하고 지구상의 어느 언어보다도 포용력이 큰 언어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영국의 산업 중 주요한 산업의 하나가 언어 산업이다.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중 하나인 영어로 쓰인 베스트 셀러 하나는 예를 들어 J.K 롤링의 헤리포터는 러시아나 중국에 까지 번역되어 널리 읽혀지는데, 사용하는 인구가 많은 영어를 표현하는 것이 쉬우므로 그런 게 아닌가 한다. 한국의 좋은 소설을 영어로 번역하여 베스트셀러로 만들기는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이 아닌가? 영국의 상당수의 학생은 평상시에 쓰는 영어만 가지고 세계 어디서도 영어교육이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대졸 후 전공에 맞는 적절한 직업을 가질 때까지 중동 이집트, 아프리카, 유럽국가나 아시아 지역에 주거와 보수가 보장되는 곳에서 영어만 가르치고 폭 넓은 경험을 쌓다가 적당한 직업이 국내에서 발견되면 돌아온다. 부잣집 곳간은 비어도 3대는 간다고 영국이라는 태양은 졌어도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세계 끝까지 퍼져 있는 언어라는 문화적 유산이 있어 그걸로 먹고 살기에는 아직은 넉넉하니까. 세계 각국의 학문적 토론이나 저널은 영어로 표현되어 1차적으로 영국은 학문적 영역에 있어서도 국제공용어의 종주국이라는 이점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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