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숨쉬는 나라, 영국 [23] 영국문화의 특징

2024. 10. 11. 08:57여행

23. 영국문화의 특징

 

문화란 한 국가나 지역 혹은 민족의 삶의 패턴을 의미한다. 오늘날 서구사회를 주도한 앵글로 색슨족의 문화는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이것은 동양의 문화와 비교하여 봄으로써 명확해 지는 것 같다.

 

첫째는 살아가는 방식에 있어서 사회구조의 투명성(Transparency) 이다. 이것은 하나의 조직이 아주 명백하게 규정된 규율에 의하지 않더라도 삶의 패턴이 예측 적 이라는 점이다. 그 하나의 예로 도시구조라든가 주소를 부여하는 방식과 사상을 판단하는 방식이 논리에 의하여 명확하다는 점이다. 동양의 사회는 역동적 인의예지의 논리에 의하여 비합리적이고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으나 서구사회는 논리에 의존하므로 대체로 논리에 따르며 이에 적합한 사회구조를 갖고 있다. 사람들은 이것을 대체로 잘 지키는 것도 그렇다. 정실이나 인연에 그렇게 많이 얽매이지 않는다. 그리스도교를 중심으로 그 말씀을 존중하는 바탕아래 이런 점들이 승화된 것 같다. 하나의 조직이 운영될 때 한 개인의 역할이 명백하므로 그리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조직의 한 개인이 역할을 다 하지 못하면 다른 새로운 개인이 그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짜여있다. 이런 점은 모든 것들을 규율하는 언어적 특성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는데 공공조직이나 행정 등은 절차가 간단하다. 물론 순서를 기다라는 질서를 감안하면 지루할 경우도 있으나 결재제도 같은 경우 그 라인이 매우 짧고 담당자 책임제도 아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재라인이 길고 복잡한 것은 때로는 이권이 개입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관료조직의 병폐인데,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있는 일에 있어서 그 판단기준이나 평가방법이 명확하고 간단하면서 조직화되어 있으면 구태여 결재라인이 길 필요가 없는 것과 같다. 영국사회도 물론 집을 증축하거나 주택을 새로 짓거나 혹은 공장을 새로 내는데 복잡한 절차와 심사 평가를 위하여 오래 기다리고 영향평가를 받은 연후에 승인을 얻어 시행하지만, 일단 요건이 갖추어지고 문제 가 없으면 일사천리로 진행이 된다. 심지어는 중요 건에 대하여도 복잡한 문서절차보다 주요인사의 위원회에서 토론한 것만으로 결정이 내려지는데 이런 이유는 상호간 믿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믿음이 없는 경우 토의내용이 문서화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결재 싸인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유일한 증거가 되므로. 그런데 그런 행정적 불요불급한 절차가 반복되면 정부나 지방행정기구는 비대해지고 복잡해지고 사람이 늘어나야 하며 세금이 낭비될 뿐이다.

대부분의 행정절차는 어떤 경우 특별한 요식 절차가 필요 없이 보고나 통보 혹은 원 스톱으로 그 자리에서 처리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엄청난 규모의 자금과 다수 의사결정이 필요한 경우는 보통 공청회 등 정차를 거쳐서 시행하는 것이 보통이나 일반이나 일반시민이 누리는 행정서비스는 원 스톱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여기에도 약간의 단점은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업무의 명확화와 객관화를 위하여 신청서 양식을 보면 매우 긴 경우가 보통이다. 전산처리를 위하여 표준코드를 기입하거나 필요정보를 써 넣는 등의 일인데 이를 제외하면 대체로 객관적이고 편견 없는 행정서비스가 그 특징이다.

 

다른 하나는 개인주의적이라는 점이다. 개인주의는 가만히 뜯어보면 장단점이 있지만, 개인의 인권과 독립심을 중시하는 문화인데 자녀가 18세 이상이 되기 전까지는 법에 의하여 부모가 철저히 간수를 하는데 그 나이가 넘으면 청년들은 자기 삶을 자신이 개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하여 자신의 의사결정을 따른다. 물론 자상한 부모는 아직도 자녀에게 간섭을 하거나 지원을 하지만. 이 나이를 넘은 자녀는 학교를 다니면서 학비를 벌고 남녀학생이 마음에 맞는 경우 동거를 하며 살림을 하건 부모는 상관을 하지 않는다. 다만 자녀의 파트너가 마음에 안들 경우는 다만 싫어할 뿐이다. 학생들의 경우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학교를 다니는 경우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하여 남녀학생이 동거를 하여 집세와 주거비를 절약하기도 한다. 노인은 나이가 90이 넘어도 자녀가 원칙적으로 부양하지는 않는다. 혼자서 생명유지를 못할 경우에도 자녀가 부모를 봉양하지는 않는다. 노인은 오히려 이를 부담스러워하여 혼자 살기를 원한다. 물론 인간적으로 자녀들은 부모를 가끔 찾아보지만 옆에 모시면서 돌보지는 않는다. 이러한 기본은 한 개인이 독립을 할 수 있는 경우는 그 개인은 혼자서 삶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개인주의는 홀연 남을 본받아 따르지는 않는 다는 특징이 있다. 남이 저런 유행을 하니 나도, 남이 저런 사업을 하니 나도 해서 돈 좀 벌어? 하는 식의 모방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과 같은 바람의 문화는 없는 것 같다, 물론 세대별 유행의 정도는 있으나 몰아치는 바람과 같은 것에 휩쓸리는 것은 없다. 개인주의는 독립심과 연결되어 상대 존중의 바탕이 되는데 자녀는 일정한 나이가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하지만, 결혼 때까지 부모의 그늘아래 지원을 받거나 의존하지 않는 다. 부모는 또한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고 일정한 연령이 지나면 그들의 생활에 불필요하게 간섭하지 않는다.

 

셋째는 사회조직의 운영에 있어서 유연성이다. 경쟁의 논리에 따르는 말하자면 자유주의 시장논리에 따르는 고용논리인데, 사회조직은 참으로 확고하고 전통적으로 쉽게 변혁이 되지 않으나 이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참으로 유동적이다. 조직의 풀-타임 직은 많지 않으나 파트-타임 직은 무척 많다. 정부의 주요조직에도 이러한 예를 예외 없이 적용된다. 파트타임의 장점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체로 아침 0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그리고 오후 두 시부터 저녁 5시까지 혹은 오전 만하거나 오후만 일하는 식으로 내가 원하는 시간대에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 이것은 물론 여성인력의 진출과 육아, 아동교육 등과 맞물려서 확립된 제도인 것 같다. 정시 종일 고용일 경우 자녀교육을 위한 아동의 통학을 부모가 돌보아야 할 경우 문제가 있고, 수유를 위한 시간이 필요한 경우 역시 여성 인력은 휴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파트타임제의 시간제 고용은 이런 문제를 해소할 수 있고 조직 내 많은 스탭은 이런 제도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조직 내의 한 일자리가 파트타임 고용인들이 할 수 있도록 되기 위해서는 거기에는 객관적인 업무처리방식이 확립되고 한 사람이 일을 마치고 다른 사람이 떠맡아도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시스템이 운영되는 것이다. 그런데 파트타임은 보통 주요 포스트보다는 기능적인 일에 국한되는 점은 사실이다. 우리는 인물을 중심한 조직인데 반하여 이곳은 기능과 직무중심의 직업패턴을 보여준다.

 

다른 하나의 특징은 다른 사람을 고려한다는 점이 특히 발달 된 문화다. 내가 나의 삶을 즐기는 점도 중요하나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고 아니 오히려 다른 사람을 고려하는 문화가 고도로 발달한 문화다. 집의 장식이나 정원손질, 그리고 문 옆에 꽃을 달아 놓는다거나 하는 것은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는 공간 안에서 주변사람에게 기쁨과 즐거움과 사랑을 주려고 하는 문화이다. 거리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예의 없는 행동을 하지 않고 모르는 사람을 보아도 인사를 하고 옷깃만 스쳐도 미안해(sorry) 하는 문화는 이런 유형에 속한다. 나의 개인적인 삶이 중요하듯이 다른 사람의 숨소리에서부터 사는 자유에 이르기까지 다른 사람의 삶의 공간도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기쁨을 나의 것처럼 하고 다른 사람의 슬픔을 나의 것으로 하는 공동체 문화는 나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데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