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숨쉬는 나라, 영국 [42] 한국과 영국의 교육과 가족문제

2024. 10. 18. 15:49여행

 [42] 한국과 영국의 교육과 가족문제

 

그런데 한국 교육문제의 본질은 어디서 유래되었는가? 한국의 전래교육을 상상하면 한석봉이나 맹모삼천지교 같은 모습이 우선 떠 오른다. 나와 아내는 이 교육문제의 본질에 대하여 토론을 벌이고 이 문제의 본질은 얼마간 한국 가족의 문화 미 정립 및 여성의 정체성 부재에서 온다고 보았다. 한국가정은 주부는 전업주부이며 남편은 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유형이 태반이며 가족의 재구성으로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전통적으로 시부모와 가족문제에 가장 갈등을 가지고 책임감을 가지고 있던 여성에게는 무엇인가를 기여하여야 할 것을 찾아야 하는데 이것은 바로 아이들의 교육을 잘 하여야 한다는 책임감을 무의식적으로 찾았으며 이 문제를 과도하게 밀고 나간 결과인지도 모른다. 교육의 문제를 여성에게로 돌리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문화적 변형인데, 대체로 직업을 가지지 않은 한국 가정여성에게서 가사일 이외에 부닥치는 것은 남편의 장시간 직장에 시달림으로 인하여 필연적으로 여성에게 부과되는 문제인 것 같다. 포커스가 시부모를 모시는 문제에서 핵가족으로 분열되어 여성이 대부분은 부모에 대한 효도가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에 있어서 자녀를 훌륭하게 만드는 것이 부모에 대한 효도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조상의 분신인 자녀를 훌륭히 키워서 후대를 빛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사회의 분화와 복잡성, 불확실성이 점점 깊어가고, 예를 들어 근세에는 과거에 급제를 하거나, 좋은 대학을 졸업하면 출세는 보장되는 사회적 여건에서는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었으나 현대사회에서는 복잡성과 예측 불능성으로 인하여 보다 더 확실한 교육에서 가시적인 결과를 원하는 패턴이 만들어져온다. 학교에서의 성적, 자격증.고시, 의대입학 등.

근세의 여성들이 부모에게 효도라는 굴레에서 살아왔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현상유지라는 값싼 결과밖에 없었다. 그런데 여성이 자각을 하고 사회에 참여하면서 핵가족을 경험하면서 비록 자녀의 과외비를 벌기 위하여 파출부를 하거나 기타 맞벌이를 하지만 그는 자식이라는 재산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녀에 대한 교육의 관심은 같지만 한국과 같이 고도의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나라는 드물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작은 국토의 나라에서 우리는 먼저 나의 자식이 남만큼 하기를 바란다. 주어진 클라스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과외를 해야 한다. 남이하는데 내아이가 안하면 불안하다. 선의로 경쟁을 위하여 과외지출은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학원의 입장에서는 이것은 시너지 같은 효과를 가져와 돈을 벌 수 있게 하고 부모들은 허리가 휘게 된다. 물론 이것은 정부에서 돈을 더 지출하여 교육의 질을 높인다면 사적인 교육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부모들은 보이지 않은 과외비라는 세금을 더 물지 않아도 될 것이다.

여성의 정체문제에서 비롯된 교육문제의 이야기에서 다른 길로 나갔는데 아직 대다수의 한국인은 자녀의 교육에서 성공이 생에서 남는 장사라고 본다. 물론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 잘 살 수 있는지에 대하여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으나 부모는 우선 자녀가 부모를 모실 수 있다는 점보다는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란다.

영국의 사회에서 귀족층이나 돈 많은 부류들은 역시 좋은 학교를 보내고 과외를 붙인다. 그 경비는 천문학적인 경지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대다수의 영국 부모들은 얼른 아이들이 다니는 공립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 살길을 찾아 독립해 나가기를 바란다. 18세 이후는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지만, 부모는 돈을 빌려줄 뿐이다. 대학의 학비와 생활비는 스스로 조달을 하든지 부모에서 빌리든지 아니면 국가로부터 대출을 받아 해결한다.

한국에서 최근 신구세대의 갈등문제가 대선을 통하여 표출이 되었다. 부모의 말을 안 듣는 신세대, 정체성을 잃어버린 50-60대 구세대. 이것은 하나의 문화가 생성되는 분수령으로 보인다. 청소년들은 이제 구속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려고 하고 부모들은 자녀들이 더 이상 자신의 분신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 독립적인 존재라는 점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것은 그 동안의 전통적 가족문화에 하나를 더 보태는 것이 되는 것 같다. 이것은 평생을 자녀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부모의 구시대적 발상에서 상호 주관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 서로를 인식하고 무언가 여기에 경계선이 만들어지는 계기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선거와 관련하여 2002년 여름에 영국에 총선이 있었고 노동당이 압승을 했다. 선거 후에 한 신문에 이런 보도가 있었다. 사라진 영국의 젊은 유권자 200 만명, 다 어디에 가 있는가? 선거 중에 유권자 명부에서 투표를 하지 않은 젊은 층을 추적한 결과 이 많은 인구가 스페인의 이비자 섬이나 카리비안 해변의 휴가지에서 발견되었다고 신문은 보도를 했다.

  [마요르카 해변]